홍익표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8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은 내년도 정부 예산안에 대한 국회 심사 과정에서 법무부·국가정보원·감사원·검찰·경찰 등 사정기관의 특수활동비 예산 전횡 문제를 엄격하게 따져 사용 내역 등이 소명 안 될 경우 예산을 대폭 삭감하겠다고 8일 밝혔다.
홍익표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특활비 태스크포스(TF)’ 회의에서 “어려운 나라 재정에 국민 세금이 허투루 쓰이지 않도록 티에프 활동을 통해 정부 권력기관인 검찰, 국정원, 경찰 등이 특활비를 마음대로 쓰는 전횡을 반드시 바로잡겠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지출 내역을 공개하기 어려운 일부 업무의 특수성을 감안하더라도, 전반적인 특활비 편성과 집행 과정의 투명성 재고가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홍 원내대표는 “2024년 정부예산안 심사과정에서 특활비는 불필요한 것은 대폭 삭감하고 투명성을 전제로 해서 특활비를 주겠다는 것”이라며 “만약 특활비 사용내역이 투명하게 공개되지 않고 사용 내역에 대해 소명되지 않는다면 (특활비) 대폭 삭감을 원칙으로 하겠다”고 했다. 티에프 소속 박용진 의원은 “(수사기관의) 수사 기밀성과 예산 집행 투명성의 원칙은 양립 불가능한 게 아니다”며 “국민을 대표하는 국회의 (특활비 운영) 개선 요구에 법무부와 검찰 등은 실질적인 개선방안 마련을 강력하게 촉구한다”고 했다. 민주당은 국회 상임위 별로 정부가 편성한 내년도 특수활동비 1237억원의 적정성을 따지고, 특활비 편성·집행·감독 전 과정을 점검할 방침이다.
이에 윤희석 국민의힘 선임대변인은 논평을 내어 “민주당의 심산은 사정기관의 손발을 묶겠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 등에 대한 수사를 위축시키려는 의도라는 것이다.
민주당은 국정조사 카드도 추가로 꺼내 들며 대정부 압박 수위를 높였다. 민주당은 이날 △방송장악 시도 △해병대 채아무개 상병 사망사건 △충북 오송 참사 관련 국정조사 요구서를 국회에 제출했다. 앞서 민주당은 지난 6~7월 감사원의 표적감사 논란과 서울~양평 고속도로 노선 변경 의혹에 관한 국정조사 요구서를 제출한 바 있다. 민주당은 지난달 24일 국회 본회의에 부의된 ‘쌍특검’(대장동 50억 클럽 특검, 김건희 여사 특검) 법안 또한 이르면 이달 말 처리를 추진하고 있다.
강재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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