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지난 17일 공개한 ‘새로운 민주당 캠페인’ 홍보 펼침막 시안. 더불어민주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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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이 캠페인 홍보용으로 준비한 펼침막 문구를 두고 ‘청년 비하’ 논란이 거세게 일자, 해당 문구를 삭제하고 청년층을 겨냥한 총선용 문구가 아니라 캠페인을 담당한 업체가 행사용으로 제작한 홍보 시안이라 해명했다.
강선우 민주당 대변인은 19일 오전 국회에서 기자들을 만나 “(논란이 된 펼침막 문구는) 23일 (캠페인용 행사인) ‘더 민주 갤럭시 프로젝트' 행사를 위한 티저(호기심 유발) 수단이자 광고용 시안”이라며 “‘총선용 펼침막이다’, ‘2030을 대상으로 했다’는 보도는 사실이 아니다. 오해가 있던 문구는 이미 삭제 조치했다”고 밝혔다. 당 홍보위원장을 맡은 한준호 의원도 “(논란이 된 문구 제작은) 당에서 한 게 아니고, 업체에서 캠페인 준비를 위해 했던 것”이라며 “(내년 총선을 준비하는) 총선기획단과는 전혀 관계가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앞서 민주당은 지난 17일 전국 시·도당위원회에 ‘새로운 민주당 캠페인' 펼침막 게시 관련 공문을 보냈다. 이 펼침막에는 “정치는 모르겠고, 나는 잘 살고 싶어”, “경제는 모르지만 돈은 많고 싶어!” 같은 문구가 담겼다. 해당 공문에는 이번 캠페인이 “개인성과 다양성에 가치를 두는 2030세대 위주로 진행”한다고도 적혔다. 이 사실이 외부로 알려지자 ‘청년 비하’ 논란이 일었다.
민주당 내부에서도 지난 대선에서 2030세대와 60대 이상 지지층을 공략하겠다는 국민의힘의 ‘세대포위'론에 패배했음에도, 내년 총선을 앞두고 청년층에 대한 몰이해를 그대로 보여줬다는 비판이 나왔다.
19일 김종민, 윤영찬, 이원욱, 조응천 의원이 참여하는 민주당 비주류 의원 모임 ‘원칙과 상식’이 국회에서 연 ‘민심소통―청년에게 듣는다’ 토론회에 참석한 전성균 경기 화성시의회 의원은 “이번 현수막이 2030세대가 다시 민주당으로 돌아오는 길을 막았다”고 말했다. 김민재 경남도당대학생위원장도 “(펼침막에) 근시안적 멘트를 쳐놓고 해명이라고 하는 거 보면 분명한 사과가 없다”며 “애초에 사려 깊지 못한 멘트였다고 명확히 사과했으면 됐을 텐데, 깊은 아쉬움만 남는다”고 말했다.
국민의힘도 민주당의 펼침막 논란에 대해 “칭얼대고 투정 부리는 것은 민주당이지 우리 청년들이 아니다”(김웅 의원), “민주당은 2030을 위한 깊은 고민 하나 없이 청년을 무지성한 세대로 비하한 것에 즉각 사과해야 할 것”(신주호 상근 부대변인)이라고 비판했다.
강재구 기자
j9@hani.co.kr 선담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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