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동참모본부 강호필 작전본부장이 20일 서울 용산 국방부에서 북한 군사정찰위성 발사 준비 관련 대북경고 성명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합동참모본부가 20일 북한을 향해 “현재 준비 중인 군사정찰위성 발사를 즉각 중단할 것을 엄중히 경고한다”고 밝혔다. 북한이 무력 시위를 하기 전에 한국 정부가 미리 경고 성명을 내는 것은 이례적이다.
합참은 이날 ‘북한 군사정찰위성 발사 관련 대북 경고성명’을 내어 “북한이 한미동맹과 국제사회의 거듭된 경고에도 불구하고 이른바 군사정찰위성 발사를 강행하려고 하고 있다”며 이처럼 밝혔다. 전날 신원식 국방부 장관은 한국방송(KBS)에 나와 “한미가 연합으로 (북한 동향을) 보고 있다. 일주일 전후로 쏠 수 있는 준비가 착착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연이틀 군이 북한 군사정찰위성 발사에 관한 예측과 경고를 낸 것이다.
이어 합참은 “또한, 북한은 소위 군사정찰위성도 지금까지 2번 발사하였으나 실패하였고, 이제 3차 발사를 시도하고 있다”며 “남북 간에 1991년 남북기본합의서 체결 이후 다수의 합의를 체결해왔으나 북한은 남북 간 합의들의 목적과 취지를 지속적으로 위반해왔다”고 말했다.
또 9·19 남북군사합의와 관련해서는 “북한의 군사정찰위성은 우리에 대한 감시정찰 능력을 강화하기 위한 것”이라며 “9 ·19 군사합의에 따라 우리 군의 접적지역 정보 감시활동에 대한 제약을 감내하는 것은 우리 군의 대비태세를 크게 저해함으로써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지 못하는 결과를 초래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군은 북한이 군사정찰위성을 발사하면 우리 쪽에서 9 ·19 합의를 효력 정지할지에 대해서는 명확히 답하지 않았다. 이날 합참 관계자는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합참에서 결정할 사안 아니다. 정부부처에서 검토 후에 진행해 나갈 사안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북한이 군사정찰위성을 발사하려는 징후가 포착됐는지에 대해서도 “한·미 간 긴밀히 (지금 상황을) 보고 있고 작전보안상 자세한 답변을 드리지 못하는 것에 대해 양해 바란다”며 명확히 답하지 않았다. 경고성명을 발표를 결정하게 된 배경에 대해서는 “안보실 국방부하고 소통하고 오늘 국가안전보장회의(NSC) 결과에 따라 제가 발표하기로 한 것”이라고 말했다.
국가안전보장회의는 이날 윤석열 대통령의 영국, 프랑스 순방을 앞두고 상임위원회를 열어 북한의 군사정찰위성 발사 준비 동향과 대응방안을 점검했다고 20일 밝혔다.
신형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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