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지난달 31일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 새 발사장에서 쏜 첫 군사정찰위성 ‘만리경-1호’를 실은 위성운반로켓 ‘천리마-1형’의 발사 장면을 지난 1일 조선중앙통신이 공개했다. 이 로켓은 엔진 고장으로 서해에 추락했다. 연합뉴스
북한이 24일 새벽 군사정찰위성 재발사에 나섰으나 “비상폭발 체계 오류 발생”으로 실패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지난 5월31일 1차 발사 실패 이후 85일 만이다. 대통령실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를 열어 대응책을 논의 중이다.
조선중앙통신(중통)은 이날 오전 6시15분께 “국가우주개발국은 평안북도 철산군 서해위성발사장에서 정찰위성 ‘만리경-1호’를 신형 위성 운반 로케트(로켓) ‘천리마-1형’에 탑재해 제2차 발사를 단행했다”며 “천리마-1형의 1계단(단계)과 2계단은 두 정상비행했으나 3계단 비행 중 비상폭발 체계에 오류가 발생해 실패했다”고 보도했다.
중통은 이어 “국가우주개발국은 해당 사고의 원인이 계단별 발동기들의 믿음성과 체계상 큰 문제는 아니라고 설명하면서 원인을 철저히 규명하고 대책한 후 오는 10월에 제3차 정찰위성발사를 단행할 것이라고 입장을 표명했다”고 밝혔다.
이에 합동참모본부는 “우리 군은 오늘 오전 3시50분께 북한 평안북도 동창리 일대에서 남쪽 방향으로 발사돼 이어도 서쪽 공해 상공을 통과한 ‘북 주장 우주발사체’ 1발을 포착했다”며 “발사 시 즉각 포착해 지속 추적·감시했고 실패로 평가한다”고 밝혔다. 또 “이번 ‘북 주장 우주발사체’ 발사는 탄도미사일 기술을 활용한 어떠한 발사도 금지하고 있는 유엔(UN) 안보리 결의를 명백히 위반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대통령실은 이날 오전 6시부터 조태용 국가안보실장 주재로 국가안전보장회의 상임위원회를 진행 중이다. 이날 회의에는 국방부 등 관계부처 장관들이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가안보실은 회의 뒤 북 도발을 규탄하는 메시지를 낼 것으로 보인다.
이날 북한의 군사정찰위성 발사 실패는 1차 실패 이후 85일 만이다. 북한은 지난 5월31일 군사정찰위성 만리경 1호를 우주발사체 천리마 1형에 실어 발사했으나, 2단 로켓 점화에 실패해 전북 군산 어청도 서쪽 200여㎞ 해상으로 추락했다. 이후 6월16∼18일 김정은 조선노동당 총비서 겸 국무위원장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8기 제8차 전원회의에서 정찰위성 발사 실패를 “가장 엄중한 결함”으로 꼽으며 이른 시일 내 성공적으로 재발사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바 있다. 이와 관련해 국가정보원은 지난 17일 국회 정보위원회에 “북한이 7월부터 발사체 신뢰도 검증을 위해 엔진 연소시험을 집중적으로 실시하고 있다”고 보고했다. 이어 북한은 지난 22일, 일본에 24일 0시~31일 0시 사이에 인공위성을 발사하겠다고 통보했고 이날 2차 발사를 실시했다.
신형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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