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오른쪽)가 20일 국회도서관에서 열린 하태경 의원 출판기념회에 하 의원과 함께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는 20일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내년 4월 총선 승리를 위해 ‘슈퍼 빅텐트’ 구상을 밝힌 것과 관련해 “당내 비주류 인사와도 화합하지 못하고 몽둥이찜질을 하고 내쫓았으면서 어디에 빅텐트를 펼친다는 것인가”라고 비판했다.
이 전 대표는 이날 국회도서관에서 열린 하태경 의원 출판기념회에 참석한 뒤 기자들과 만나 “빅텐트를 펼치려면 그 사람의 삶이 빅텐트와 닿아 있어야 한다”며 지난 3월 국민의힘 당 대표 선거 과정을 언급하며 “나경원 전 의원, 안철수 의원, 유승민 전 의원, 이준석과도 화합하지 못하는 사람이 어디에 가서 빅텐트를 칠 수 있겠나”라고 말했다.
이 전 대표는 이어 “김 대표가 본인을 던지면서까지 빅텐트 논의를 활성화하려고 하면 많은 사람이 공감할 수 있을 것”이라며 “당내 민주주의를 훼손시키면서까지 당 대표에 당선된 사람이 자신의 지위를 지키면서 빅텐트를 친다는 주장을 고수했을 때는 어떤 진정성도 찾기 힘들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빅텐트라는 큰 결심을 위해서는 본인이 진정성을 보여줄 수 있는 선제 조치를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총선을 5개월여 앞두고 당의 외연 확장을 위한 ‘빅텐트’를 주장하려면 울산이 지역구인 김 대표부터 내년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거나 수도권 험지 출마 등 ‘결단’을 해야 한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앞서 김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연 최고위원회의에서 “나라의 발전적 미래를 고민하는 모든 분들과 함께 ‘슈퍼 빅텐트’를 치겠다”며 “보수적 인사의 영입 못지않게 많은 국민의 의견을 대변하는 각계각층 인물들을 모시는 것 역시 중요하다”고 했다. 다만, 김 대표는 자신이 언급한 ‘슈퍼 빅텐트’가 합당 또는 외부인사 입당을 뜻하는 것인지, 후보 단일화 등 선거연합까지 포함하는 것인지에 대해 분명히 밝히진 않았다. 당 안팎에선 김 대표가 언급한 ‘슈퍼 빅텐트’를 함께 할 인사로 더불어민주당의 대표적 비이재명계인 이상민 의원과 양향자 한국의희망 대표가 거론된다.
선담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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