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을 국빈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각) 런던의 한 호텔에서 열린 동포 만찬 간담회에서 격려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의 영국 국빈 방문을 계기로 한국과 영국이 자유무역협정(FTA) 개선 협상을 개시한다. 원전·반도체·바이오·방산·해양 풍력 등 협력 범위가 확장될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은 22일(현지시각) 양국 경제인 200여명이 참여한 한·영 비즈니스 포럼에 참석해 이렇게 밝힐 예정이라고 대통령실이 21일 보도자료를 내어 밝혔다. 윤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두 나라 미래 경제협력 방향으로서 △한-영 자유무역협정 개선 협상을 통한 교역·투자 환경 개선 △첨단산업 공급망 협력 △인공지능(AI)·우주·양자·바이오 등 첨단과학기술 협력 △원전·수소·해상풍력 등 무탄소 에너지 분야 협력 강화 기조를 강조할 계획이다.
기존 한·영 자유무역협정은 영국이 유럽연합 탈퇴(브렉시트)를 추진하면서 아시아 국가에서는 처음인 2019년 서명한 협정으로, 양국 비즈니스 환경의 불확실성을 조기에 해소하자는 취지로 체결됐다. 그러나 상품‧서비스 등 시장개방 중심으로 구성돼 최신 글로벌 통상 규범을 반영해야 할 필요성이 제기돼 왔다.
한국과 영국은 △한-영 자유무역협정 개선 협상 개시 공동선언문 △반도체협력 양해각서(MOU) △청정에너지 파트너십 △원전협력 양해각서 △해상풍력 양해각서 △방산 공동수출 양해각서 등을 체결할 계획이다. 기업과 기관 사이에는 에너지·인공지능·방산·바이오·금융 등 첨단산업 분야에서 총 31건의 양해각서가 체결된다. 대통령실은 이번 기회로 원전 분야에서 기업·기관 간 양해각서 8건이 체결되는 것은 의미가 크다고 부각했다. 행사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차 회장, 구광모 엘지(LG) 회장, 신동빈 롯데 회장, 김동관 한화 부회장, 류진 한국경제인협회 회장 등이, 영국 쪽에서는 런던금융특구 시장, 기업통상부장관, 영국 반도체 설계 기업 암(ARM), 롤스로이스, 스탠다드차타드 은행 최고경영자(CEO) 등이 참석해 첨단산업·에너지·인프라 협력과 글로벌 공급망, 금융협력 등에 대해 토의한다.
한국과 영국은 과학기술 협력도 강화한다. 윤 대통령은 같은 날 영국 왕립학회에서 개최되는 ‘한-영 최고과학자 과학기술 미래 포럼’에 참석해 과학기술 분야 공동 연구, 인적 교류·양성을 통해 연대를 강화하자는 의지를 내비칠 방침이다. 두 나라는 이를 위해 기초연구 분야 유망연구자들이 팀을 구성해 함께 연구할 수 있도록 내년부터 3년간 총 450만파운드(약 72억8800만원) 규모의 공동연구 프로그램을 운영하게 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영국 과학혁신기술부 사이에는 △과학기술 이행약정 △한-영 우주협력 양해각서 △한·영 디지털 파트너십이 체결된다.
런던/배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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