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전 국무총리가 제3신당 세력들의 총선 출마 요구를 받고 고심하고 있다. 신당 세력들은 이 전 총리가 직접 지역구 선거에 나서야 ‘바람’을 일으킬 수 있다고 본다.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던 이 전 총리는 “요구를 주의 깊게 듣고 있다”고 했다.
이 전 총리는 21일 전북 전주 전북도의회 기자실에서 한 언론 간담회에서 출마 관련 질문이 나오자 “정치인이 국민 앞에서 한 이야기를 쉽게 바꾸는 것은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면서도, “다만 저희 동지들이 충정으로 저에게 출마를 요구하고 있는 것을 잘 안다. 그런 요구를 주의 깊게 듣고 있다”고 말했다. 이 전 총리는 지난 11일 시비에스(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불출마 의사를 밝혔다.
그러나 제3지대 인사들은 이 전 총리가 호남이나 인천 계양을 선거에 출마해야 한다고 요구한다. 박원석 미래대연합(가칭) 공동창당준비위원장은 “이 전 총리께 ‘후방 지원만으로는 부족하다. 전방으로 나와 호남 여론을 바꾸고 신당을 일으키는 역할을 해달라’고 요청드렸다”고 한겨레에 말했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는 지난 19일 연합뉴스티브이(TV) 인터뷰에서 “저라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지역구인) 계양에 간다”고 했다.
이 전 총리 쪽은 고심하는 모양새다. 새로운미래 관계자는 “불출마도 일리 있고, 호남이나 (이 전 총리 전 지역구였던) 서울 종로 출마 모두 일리가 있어 검토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호남 출마는 거절이 쉽지 않다”면서도 “이재명 대표와 사이가 나쁘니 계양에 출마하라는 논리라면 이준석 대표는 안철수 의원 지역구인 분당갑에 출마해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고한솔 기자 sol@hani.co.kr 임재우 기자 abbado@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