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의원들이 21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긴급 의원총회에서 박근혜 대표 피습사건에 대한 이재오 원내대표의 설명을 심각한 표정으로 듣고 있다.
이종찬 기자 rhee@hani.co.kr
박근혜대표 피습
“한나라당 우세 굳어질것” 분석 많아
대선정국에도 상당한 ‘파장’ 가능성
“한나라당 우세 굳어질것” 분석 많아
대선정국에도 상당한 ‘파장’ 가능성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 피습사건이 특별한 쟁점 없이 진행돼온 5·31 지방선거전에서 ‘태풍의 눈’으로 등장했다. 박 대표가 유력한 대선 예비주자라는 점에서 이 사건은 대선정국에도 상당한 파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정치권에서는 이번 사건이 한나라당 지지층 결집을 가속화시키는 촉매제가 돼, 전국적 차원에서 한나라당 우세가 고착화하는 쪽으로 선거판세가 흘러갈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통상 선거판에선 유권자의 사표방지 심리를 낳는 ‘밴드왜건 효과’와, 특정 후보자에 대한 표 쏠림을 견제하는 ‘언더독 효과’가 상호작용을 한다. 그런데 이번 사건은 ‘밴드왜건 효과’를 강화하고 ‘언더독 효과’는 움츠러들게 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김형준 국민대 정치대학원 교수는 “선거일이 가까워 올수록 ‘언더독 효과’에 따라 선두주자에 대한 견제심리가 작용해 1, 2위 간 격차가 줄어드는 게 상례”라며 “그렇지만 이제 이런 견제심리보다는 1위에 표가 몰리는 ‘밴드왜건 효과’가 더 크게 작용할 가능성이 많아졌다”고 말했다.
박 대표 피습사건의 파장은 후보 간 접전이 예상되는 경합지역에서 더욱 부각될 것으로 전망된다. 울산 출신 한나라당 의원은 “민주노동당 후보와 접전을 벌이는 울산 북구와 동구 기초단체장 선거판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지 않겠느냐”고 기대했다. 반면, 열린우리당 경기도당의 한 관계자는 “그나마 해볼만하던 몇몇 지역의 기초단체장 선거도 다 날아가게 생겼다”고 우려했다.
실제 정치인에 대한 테러가 정치판에 새로운 변수가 된 사례는 적지 않다. 2004년 대만 총통선거에서는 천수이볜 민진당 후보가 유세 도중에 총격을 당하는 사건이 일어나 ‘자작극 아니냐’는 논란에도 재선에 성공했다. 국내에서도 1991년 정원식 국무총리 서리가 대학생들로부터 밀가루와 달걀 세례를 받은 사건이 국민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면서, 이후 ‘공안정국’의 빌미가 됐다.
하지만 선거 현장에서는 이번 사건이 끼칠 파장에 대해 다른 시각도 나오고 있다. 박 대표의 현장 지원유세를 기대할 수 없게 된 점이 한나라당 후보에 부정적인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다.
대전시장에 도전하는 박성효 한나라당 후보 쪽의 정세인 국장은 “대전에서 한나라당 지지도가 더 높은데도 박 후보가 아직 뒤지는 이유는, 한나라당 후보로 잘 인식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라며 “박 후보가 박근혜 대표와 함께 손잡고 다니면서 ‘한나라당 후보=박 후보’임을 인식시키는 것이 더 중요할 수 있다”고 말했다.
대선정국에 끼칠 영향과 관련해선, 일단 박 대표의 위상이 강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한나라당이 지방선거에서 압승할 경우, 박 대표의 당내 지도력이 굳건해지는 것은 물론, 테러라는 시련을 이겨낸 이미지가 향후 박 대표의 정치적 행보에 무게를 실어줄 것이라는 얘기다.
한나라당의 한 관계자는 “박 대표가 최근 여론조사에서 이명박 서울시장에 뒤진데다 오는 7월에 대표직에서 물러날 예정이어서, 향후 대선행보와 관련해 불확실성이 커질 수 있는 상황”이라며 “그러나 이번 사건은 다시 한번 박 대표가 야권의 중심임을 확인시켰다”고 말했다. 박병수 기자 suh@hani.co.kr
한나라당의 한 관계자는 “박 대표가 최근 여론조사에서 이명박 서울시장에 뒤진데다 오는 7월에 대표직에서 물러날 예정이어서, 향후 대선행보와 관련해 불확실성이 커질 수 있는 상황”이라며 “그러나 이번 사건은 다시 한번 박 대표가 야권의 중심임을 확인시켰다”고 말했다. 박병수 기자 su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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