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31 지방선거에 출마한 한나라당 후보와 당원들이 24일 오전 박근혜 대표가 입원해 있는 서울 신촌 세브란스 병실 앞에 마련된 방명록에 줄을 서서 이름을 적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지인에 손벌리고 명의 빌려줘 목돈 마련”
“돌려막아 액수 늘어” 진술…친구 등이 몇만원씩 건네기도
“돌려막아 액수 늘어” 진술…친구 등이 몇만원씩 건네기도
박대표 수술 재연
‘박근혜 대표 피습 사건’의 범인 지아무개(50)씨가 일정한 직업이 없으면서도 한 달에 100만원 이상을 사용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이 돈의 출처가 지씨의 배후 존재 여부를 규명할 핵심 고리로 떠오르고 있다. 검·경합동수사본부도 지씨의 돈 씀씀이나 조달 경위 등에 수사를 집중하고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 배후의 존재 등과 관련한 뚜렷한 단서는 발견되지 않았다고 검·경 합동수사본부는 24일 밝혔다.
지씨의 지출=먼저 지씨는 고가의 디엠비 휴대전화를 구입해 사용했다. 74만원짜리 휴대전화를 선불금 5만원을 주고 24개월 할부로 구입했으나, 통화요금이 연체돼 범행 당시에는 이용정지 상태였다. 지씨는 128만원을 이동전화 사용료로 부과받았으나 실제 사용료는 105만원이고 연체료가 23만원이었다. 또 지씨가 자신의 명의로 개통한 다른 휴대전화 2개는, 신용불량 때문에 휴대전화 개통을 못하는 친구를 위해 명의를 빌려준 것으로 확인됐다.
지씨는 신용카드도 사용했다. 지난해 11월 이후 지씨의 카드사용액은 764만원으로 알려졌다. 한 달 평균 127만원 가량을 사용한 셈이다. 다른 현금 지출액은 현재로서는 알려지지 않고 있다. 수사관계자들은 지씨의 행색과 행적 등을 볼 때 호화로운 소비행태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지씨의 수입=가장 확실하게 드러나는 자금은 지씨의 통장으로 입금된 105만3330원이다. 이 가운데 72만3330원은 정부에서 나오는 최저생계 지원금과 취업알선 후원금이다. 나머지 33만원은 개인들이 4차례에 걸쳐 5만~10만원씩 입금한 것으로 나타나 있다. 검찰은 현재 이 돈의 출처를 조사중이다.
지씨는 지난 6개월여 동안 쓴 신용카드사용액 764만원에 대해 “카드할인(일명 카드깡)을 받아서 실제 사용액보다 금액이 커졌다”고 검찰에서 밝혔다. 이 말이 맞다면 카드사용액은 실제 사용액의 절반 내지 3분의 2 가량(400~600만원)으로 줄어든다.
지씨는 목돈을 마련하기 위해 한 유흥업소의 ‘바지 사장’(가짜 사장)으로 명의를 빌려주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청송감호소에서 함께 생활한 한 친구는 “지난 2월 지씨가 한 유흥주점에 이름을 빌려주고 400만원을 받기로 한 뒤 먼저 200만원을 받았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증언했다.
지씨의 다른 수입원은 친구나 지인 등 주변 사람들인 것으로 보인다. 친구 최아무개(53)씨는 “지난 3월께 지씨가 ‘외롭고 배고프다’며 전화를 걸어 돈을 빌려달라고 했다”면서 “가끔 라면이나 밥을 사주고 몇 만원을 건넨 적이 있다”고 말했다. 그렇게 최씨가 지씨에게 건넨 돈은 모두 합치면 100만원 가량이 된다고 한다. 또 친구 하아무개씨나 정아무개씨, 한국갱생보호공단 인천지부 관계자들도 몇만원 단위로 지씨에게 돈을 준 적이 있다고 말했다. 지씨는 가능하면 일하지 않고 주변 사람들로부터 ‘십시일반’ 모은 돈으로 살아온 것으로 보인다.
검·경합동수사본부의 이승구 본부장(서울 서부지검장)은 이날 기자들에게 “일용직 노동자치고는 헤프지만 보통 사람들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닌 씀씀이였다”고 말했다. 어떤 ‘의도’를 갖고 지씨에게 뒷돈을 대준 사람의 존재가 밝혀질지, 아니면 지씨의 돈 씀씀이를 둘러싼 의혹제기가 별다른 근거없는 억측으로 결론날지 검경의 수사결과가 주목된다. 전진식 기자 seek16@hani.co.kr
검·경합동수사본부의 이승구 본부장(서울 서부지검장)은 이날 기자들에게 “일용직 노동자치고는 헤프지만 보통 사람들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닌 씀씀이였다”고 말했다. 어떤 ‘의도’를 갖고 지씨에게 뒷돈을 대준 사람의 존재가 밝혀질지, 아니면 지씨의 돈 씀씀이를 둘러싼 의혹제기가 별다른 근거없는 억측으로 결론날지 검경의 수사결과가 주목된다. 전진식 기자 seek16@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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