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섭 건교 “37쪽 문건, TF 관여자가 작성 추정”

이용섭 건교부 장관은 왜곡.변조 의혹이 일고 있는 37쪽짜리 경부운하 보고서 문건과 관련, "(건교부 산하 수자원공사, 국토연구원, 건설연구원 등 3개 기관으로 이뤄진) TF에 관여한 사람이 아니면 만들기 어려운 내용"이라고 밝혔다.

이 장관은 이날 국회 건교위에 출석, "자체 감사관실 등을 통해 심도있게 검토한 결과 제가 보고받았던 5월7일(9쪽짜리) 보고서에는 경부운하 사업비가 16조8천억원으로 돼 있었는데, 그 이후인 5월10일 열린 5차 TF에서는 18조3천억원으로 사업비를 재산정한 것으로 드러났다"며 "저에게 보고가 끝난 뒤 업데이트가 됐다는 것으로, 37쪽 짜리 보고서에는 TF에서 논의된 내용이 상당부분 포함돼 있다"면서 이 같이 말했다.

그는 37쪽 짜리 보고서 작성 주체와 관련, "현재로서는 건교부 실무자인지 TF 실무팀 관계자인지 알 수 없으나 건교부의 신뢰와 관련된 문제이기 때문에 명명백백히 밝힐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 장관의 이 발언은 언론에 유출된 37쪽짜리 보고서에 대해 "건교부나 수자원공사, 청와대가 만든 게 아니며 우리로선 알 수 없는 문건으로, 누군가 의도를 갖고 만든 것 같다"는 지난 18일 국회 발언과는 달리 TF 등 정부 관계자의 관여 내지 연루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그는 다만 "최종 보고서가 작성되기까지 (수치 등 검토내용은) 계속 바뀔 수 있다"면서 `누군가 수치를 의도적으로 부풀렸다는 것은 아니란 뜻이냐'라는 질문에 대해 "그렇다"고 답했다.

이 장관은 "19일 공개한 9쪽 짜리 보고서는 원본 그대로 제출한 것으로, 현 정부 시스템 하에서 위.변조는 있을 수 없다"며 "누가 어떤 의도를 갖고 유출했는지에 대한 외부기관의 철저한 점검 필요성이 있다고 보고 수사를 의뢰한 것이며 수사결과가 나오기 전에는 청와대 배후설, 공작설 등의 말은 삼가달라"고 말했다.

한편 이춘희 차관은 당초 9쪽짜리 보고서에 한탄강 댐 등 다른 현안도 포함됐다고 밝힌 건교부 설명에 대한 해명을 요구받자 "5월9일 청와대에 보고할 때 경부운하 외에 다른 현안 몇 가지도 묶어 같이 보고했다는 뜻이며 하나의 표지로 묶어서 보고했다고 말한 바 없다"고 밝혔다.

송수경 기자 [e-mail]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