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영 후보. 사진 김종수 기자.
DJ·손학규·이해찬·김근태에 협조요청
기획단 진용 20일 발표 대선체제 정비
기획단 진용 20일 발표 대선체제 정비
‘당내 탕평책’을 여러 차례 강조한 정동영 대통합민주신당 대통령후보가 18일 몸을 한껏 낮추며 ‘집안 단속’에 공을 들였다. 정 후보는 이날 대통령 선거 기획단의 일부 직책을 임명한 데 이어, 19일에는 기획단의 구체적인 인선안을 발표하는 등 선거체제 정비에도 나서기로 했다.
정 후보는 우선 당 경선에서 격돌했던 손학규 전 경기지사, 이해찬 의원과 만날 약속부터 잡았다. 정 후보는 손 전 지사와 19일 저녁 식사를 함께 하기로 했고, 21일 저녁에는 이 의원과 만나기로 했다. 경선과정에서 파열음이 컸던 만큼 대선 승리를 위해서는 이들의 협조가 필수적이라는 인식 때문이다. 또 정 후보의 득표력이 상대적으로 취약한 경기·인천과 대전·충남에서 손·이 두 사람의 ‘지원사격’을 기대하는 현실적 계산도 있다.
정 후보는 또 19일 김대중 전 대통령을 방문한다. 또 같은 날 김근태 의원과도 만나 협조와 자문을 구하기로 했다.
정 후보 쪽이 이렇게 내부단속에 열심인 까닭은 경선과정에서 더욱 크게 벌어진 내부 갈등을 치유하고, 대오를 추스르지 않고는 ‘대 이명박 전선’에서 승리할 수 없다는 절박감 때문이다. ‘후보 중심의 화합과 단결’을 강조한 김원기·정대철 당 상임고문의 주문, 손·이 양쪽의 분명한 승복과 협조 의사도 크게 한몫 한 것으로 분석된다.
정 후보는 당 선거대책위원회의 뼈대를 이루게 될 대선기획단 진용을 19일 확정 발표하기로 했다. 당 최고위원회를 거쳐 확정될 기획단의 단장에는 경선 때부터 후보를 도운 이강래·박명광 의원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수행실장에는 경선 후보 비서실장을 지낸 박영선 의원이 임명될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앞서 정 후보는 18일 대통령 후보 공동 대변인에 ‘율사’ 출신인 최재천 의원과 경선후보 때 대변인을 지낸 김현미 의원을 임명했다. 최 의원은 주로 정책과 관련된 사안을, 김 의원은 정 후보의 일정을 대부분 수행하며 정무적 사안을 각각 다루게 된다. 또 후보 비서실장에는 조성준 전 의원이 선임됐다. 당 내부 경선 때 정 후보를 도왔던 상당수 원내·외 인사들은 이번에 대부분 2선으로 물러나 백의종군한다는 원칙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강희철 기자 hcka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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