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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정치일반

“김경준 유령회사와 김백준, 거액 돈거래”

등록 2007-11-29 19:37수정 2007-11-29 23:55

통합신당 대책단 기자회견
신한은행 계좌서 98억 인출→유령회사로→25일뒤 EBK로
한나라 “법인계좌” 주장…“통장사본 공개” 밝혔다 취소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의 최측근인 김백준씨가 2001년 5월 옵셔널벤처스 주가조작에 이용된 해외 ‘페이퍼컴퍼니’와 거액의 돈거래를 했다고 대통합민주신당이 29일 주장했다. 한나라당은 김경준씨가 이뱅크증권중개의 법인계좌를 이용해 몰래 한 일이라고 반박하며 자료를 공개하겠다고 밝혔다가 이를 취소했다.

■ 유령회사와 98억 돈거래=통합신당 ‘이명박 주가조작 의혹 사건 진실규명 대책단’은 이날 서울중앙지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이뱅크증권중개 사장이던 김백준씨가 2001년 5월3일 신한은행 개인계좌(300-12-756425)에서 98억원을 빼내 미국의 ‘워튼스트레티지스’에 넣었다가 25일 뒤인 5월28일 이뱅크증권중개의 법인계좌로 되돌려받았다고 밝혔다.

워튼스트레티지스는 김경준씨가 만든 종이회사(페이퍼컴퍼니)로, 회사 계좌가 옵셔널벤처스 주가조작에 26차례나 이용됐다. 또 김경준씨가 빼낸 옵셔널벤처스 횡령금 384억원이 수시로 입금된 회사다. 검찰도 김경준씨에 대한 범죄인인도요청서에서 이 회사를 ‘유령회사’로 규정한 바 있다.

김백준씨가 주가조작과 횡령에 널리 이용된 김경준씨의 페이퍼컴퍼니와 거액의 돈거래를 했다면 이 후보와 김백준씨도 범죄와 무관하다고 볼 수 없다는 게 통합신당 주장이다. 이 후보 쪽은 그동안 종이회사는 김경준씨가 몰래 만들었기 때문에 자신들은 그 존재를 잘 몰랐다고 주장해왔다. 존재도 잘 모르는 회사에 100억원 가까운 돈을 빌려줬다면 이상한 일이다. 정봉주 통합신당 의원은 “주가조작과 횡령에 이용된 종이회사에 김백준씨가 거액을 빌려준 것은 주가조작과 무관하지 않다는 증거”라며 “이 후보도 이런 사실을 몰랐을 리 없다”고 주장했다.

■ 은행통장도 위조?=특히 거래가 이뤄진 2001년 5월3일은 이 후보가 ‘김경준을 못믿어’ 결별했다고 밝힌 2001년 4월18일 이후다. 이 후보 쪽이 김경준씨와 결별한 이후에 김경준씨가 만든 종이회사에 거액의 자금을 제공했다는 것은 아귀가 맞지 않는다. 사실이라면 김씨와 결별했다는 이 후보의 주장은 거짓말이 된다.

문제의 신한은행 계좌가 법인이 아닌 김백준씨의 개인계좌라면, 김경준씨가 이 후보나 김백준씨 몰래 마음대로 돈거래를 했다는 한나라당 주장은 설득력을 잃는다. 도장과 달리 은행의 통장계좌는 당사자인 김백준씨 동의 없이 타인이 몰래 만들 수 없기 때문이다. 설사, 김경준씨가 몰래 한 일이라고 해도, 자본금 100억원 규모의 회사에서 98억원이라는 거액이 미국의 종이회사로 입금됐다가 25일만에 되돌아오는데도 대표이사 회장과 사장이 이를 몰랐다는 것은 설득력이 약하다.

김백준씨가 워튼스트레티지스에 보낸 98억원은 삼성증권에서 송금된 돈이다. 삼성증권은 다스의 비비케이(BBK) 투자금은 물론, 엘케이이(Lke)뱅크, 옵셔널벤처스 등의 자금이 수시로 들락거렸던 창구였다.


■ 석연찮은 한나라당 해명=한나라당의 해명도 석연치 않다. 고승덕 클린정치위원회 전략기획팀장은 이날 〈한겨레〉와 전화통화에서 “신한은행 계좌는 이뱅크증권중개의 법인계좌이며, 김경준씨가 이 후보나 김백준씨 몰래 돈거래를 했다”며 “통장 사본을 공개하겠다”고 밝혔지만 결국 통장을 공개하지 않았다. 나경원 대변인도 “신한은행 계좌가 법인계좌로 나온 통장 사본을 보여주겠다”고 했다가, 다시 “정봉주 의원을 고소하면서 자료로 제출하겠다. 공개는 할 수 없다”고 말을 바꿨다.

임석규 기자 sk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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