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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정치일반

달라진 대선 풍속도

등록 2007-12-02 09:49

동원선거 사라지고 `스킨십' 캠페인 대세
너도나도 `경제'..서민행보.첨단장비 눈길
17대 대선의 공식 선거운동이 본격화되면서 이전의 대선과는 판이한 풍속도가 펼쳐지고 있다.

우선 주요 대선후보들이 너도나도 청년실업과 양극화, 성장전략 등 오로지 `경제' 문제 해결에 초점을 맞추면서 북한 핵문제, 남북화해, 북미관계 등 통일.외교.안보 이슈가 전면에서 사라졌다.

2002년 대선 당시 미군 장갑차에 깔려 사망한 효순.미선양 사건으로 연일 거리에서 촛불시위가 열리고, 노무현 후보의 `반미면 어떠냐'는 파격 발언이 대선정국을 흔들었던 때와는 완연히 다른 상황이다.

5년이 지난 지금 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 후보는 `좋은 경제.좋은 성장론'으로,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는 현대건설 CEO(최고 경영자)와 서울시장을 지낸 이력을 강조하면서 `경제를 살릴 대통령론'으로 선거포스터와 현수막을 채우고 있다.

진보진영인 민주노동당 권영길 후보 역시 `서민경제의 대변자'를 자처하면서 한미 FTA 반대를 내걸고 있고, 창조한국당 문국현 후보는 유한킴벌리 사장 재직시 경험을 강조하면서 `일자리 500만개 창출'을 약속하고 있다.

통일.외교.안보 이슈의 퇴조 현상은 지난해 10월9일 북한 핵 실험이라는 중대한 위기를 겪었지만, 이후 6자 회담과 북미간 대화가 열리고 2차 남북정상회담까지 개최되면서 한반도를 둘러싼 안보 환경이 긍정적으로 풀릴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이 유권자들 사이에서 확산됐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동시에 청년층 실업 해결 등 일자리 창출, 미래성장 동력 확보, 양극화에 따른 서민층 생계 안정대책 등 먹고 사는 문제가 최대의 관심사가 됐다.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가 각종 비리의혹 공세에 시달리면서도 지지율 1위를 고수하는 배경에는 `경제 이미지'를 선점했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그래서 나온다.

하지만 이번 대선이 네거티브로 흐르면서 정책비전 경쟁보다는 상대후보에 대한 비판과 흠집내기가 유세 내용의 주류를 이루는 것은 아쉬운 대목이다.


이슈뿐만 아니라 선거운동 방식도 달라졌다. 먼저 돈줄이 묶이면서 유세현장에서 동원된 것으로 보이는 청중이 거의 사라졌다.

유세차를 타고 거리유세를 할 때 모여드는 청중의 규모와 열기가 5년전에 비해 현저히 줄었다는 것이 각 후보캠프 관계자들의 공통된 얘기다. 대선이 팽팽한 양자대결이 아닌 불확실성이 끝까지 유지되는 다자 대결구도로 짜여지면서 선거 열기가 고조되지 않고 있는 점도 유세장 청중 감소의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청중감소로 일방통행식 연설이 먹혀들지 않자 후보들은 저마다 감성에 호소하는 캠페인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정동영 후보의 `안아주세요' 캠페인과 이명박 후보의 `프리허그' 운동이 서로 원조 공방을 벌일 정도로 유권자와의 스킨십을 넓히려는 경쟁이 치열하다.

무소속 이회창 후보는 양복 대신 점퍼를 걸치고, 2천원짜리 백반과 1천500원짜리 국수, 3천원짜리 국밥으로 끼니를 때우는 등 서민행보를 펼치며 2002년의 `귀족후보' 이미지를 벗는 데 주력하고 있다.

정동영 후보는 선거포스터에 오렌지색 털 스웨터를 입고 찍은 파격적인 사진을 내놓았고, 이명박 후보는 `위장' 논란에 휩싸이긴 했지만 국밥집 할머니를 등장시킨 TV광고로 반향을 얻는 등 홍보물과 TV연설도 감성 일색이다.

첨단 장비의 사용도 일반화됐다. 거대의석을 지닌 신당의 정동영 후보와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는 통신위성을 활용해 유세장면을 전국에 분산배치된 차량을 통해 동시 생중계할 수 있는 유비쿼터스 유세 시스템을 선보였다.

또 정동영 후보는 휴대전화를 통해 정책과 캠페인 아이디어를 접수하는 `#2080' 캠페인을 벌이고 있고, 이명박 후보는 인터넷방송국 `엠붐캐스트(MBoomCast)'를 활용해 전국 각지에서 벌어지는 주요 선거유세의 현장을 하루 한차례 이상 인터넷으로 생중계하고 있다.

상대적으로 주머니 사정이 빈약한 후보들은 UCC동영상, 인터넷 토론회 등 인터넷 공간을 활용한 `저비용 고효율' 홍보전에 주력하고 있지만, 강화된 선거법 규정에 발목이 잡혀있다.

거리유세 현장에서 분위기를 띄우던 개그맨이나 유명가수들의 모습은 사라진 대신 지역구 의원들이 후보에 앞서 마이크를 잡는 경우가 늘고 있고, 정 후보의 경우처럼 최신 트렌드에 맞춰 유세율동단 대신 비보이 자원봉사단이 등장하는 사례도 눈에 띈다.

비싼 저작권료 때문에 유명가수들의 히트곡을 개사한 로고송보다는 직접 창작한 노래들이 유세 분위기를 띄우는 데 활용되는 것도 달라진 점이다.

이회창 후보에 대한 달걀투척 사건 이후 후보에 대한 경호가 부쩍 강화된 것도 특징이다. 후보의 신변안전을 책임지는 경찰 경호팀이 일거수 일투족을 함께 하기 때문에 "유세장 청중의 3분의 1은 사복경찰이더라"는 농담도 나온다.

2002년 `노사모' 돌풍으로 한국정치의 전면에 등장했던 정치인 팬클럽이 이제는 일반화된 것 역시 특징이다. 정동영 후보는 `정통들(정동영과 통하는 사람들)'의 탄탄한 뒷받침을 받고 있고, 이명박 후보는 `MB(이명박 후보의 영문이니셜)연대'의 활동이 두드러지며, 이회창 후보는 2002년부터 활동해온 `창사랑 (이회창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끈끈한 지지가 이어지고 있다.

또 문국현 후보는 `문함대(문국현과 함께하는 대한민국인)', `희망문', `세일러문' 등 인터넷을 중심으로 한 지지모임이 결성돼있다.

각 후보캠프에서 여성들의 활약상이 두드러지는 것도 특징이다. 정 후보측의 김현미 선대위 대변인과 박영선 지원실장, 이명박 후보측의 나경원 대변인과 진수희 의원, 이회창 후보측의 이혜연 대변인 등이 선거전을 이끄는 대표적인 `여전사'들이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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