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국현 창조한국당 후보가 지난달 9일 저녁 서울 동대문시장에서 열린 ‘수다공방’ 패션쇼에 참석해 생각에 잠겨 있다.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선거에서 후보의 적절한 유머 한마디는 어느 웅변보다도 유권자들의 마음을 단박에 사로잡을 수 있다. 하지만 잘못 내뱉은 ‘농담’ 한마디가 되레 독이 되기도 한다. 또 한참 뒤쳐지고 있는 후보들은 유머를 구사할 마음의 여유를 갖기 어렵다.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의 유머 단골소재는 ‘작은 눈’이다. “눈이 작을수록 멀리 본다”, “절에서 본 부처님 눈이 모두 내 눈을 닮았다더라”는 식이다. ‘작은 눈’ 유머는 공격용으로도 쓰인다. 국정감사가 이 후보에 대한 검증 공방으로 흐르던 지난달 22일 그는 “선거 막바지에 눈 조그만 애를 데려와 ‘이명박 애’라고 하면 어떡하나 걱정된다”고 말했다. 지난달 30일 제주도에서는 “이 정부는 제주를 특별자치도로 만들어놓고 뭘 해줬어요?”라며 운을 띄운 뒤 “전 이런 걸 눈 뜨고 못봐요. 제가 눈이 작으니까 뜨나마나지만 그래도 도저히 두고 볼 수가 없어요”라고 말했다. 돌발적인 상황에 순발력을 발휘한 유머도 눈에 띈다. 지난 3일 경기 남양주 유세 도중 몇몇 초등학생들이 ‘이명박, 이명박’을 외치며 연설 흐름을 끊자, 이 후보는 “그래, 고맙다. 그런데 너희들은 투표권이 없잖아. 집에 가서 부모님한테 잘 말씀드려라. 너희들은 대학가는 것 걱정 안해도 된다”고 말해 청중들의 웃음을 자아냈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이 후보는 유머를 자주 구사하는 편이 아니다. ‘마사지걸 발언’, ‘관기 발언’ 등 농담이라고 내뱉은 말이 도리어 화가 된 경험이 유머를 자제하게 만들었다고 한다.
대선후보들 유머는?
이명박 ‘작은 눈’ 단골소재…농담이 되레 ‘독’ 된적도
이회창 “달걀 마사지 받아서 얼굴 더 예뻐졌죠?”
정동영 “농담할 상황 아니다” 비비케이 뒤 자제 정동영 대통합민주신당 후보는 평소에도 유머가 부족해 ‘지나치게 진지하다’는 지적이 나올 정도다. 선거운동 초반에는 “정동진은 정동영 동생”(정동진까지 철도로 이동하는 이벤트를 소개하면서), “저야말로 문화인이다. 문화방송 기자를 18년이나 했다”(문화 콘텐츠 강국론을 설명하면서) 등 다소 ‘썰렁한’ 농담을 던지기도 했지만, 검찰의 비비케이 수사 결과 발표 이후에는 아예 농담을 하지 않고 있다. 이회창 후보의 유머는 다분히 ‘자학적’이다. 무소속 후보로서 열악한 상황을 소재로 한 농담이 많다. 이 후보는 지난달 대구 서문시장에서 달걀을 맞고 나서 “달걀 마사지를 잘했다”고 이야기 했다. 지난 3일 다시 서문시장을 찾았을 때는 “계란 마사지를 받아 얼굴이 더 예뻐졌죠? 그렇다고 더 예뻐질 생각은 없고…”라며 유권자들을 웃겼다. 외모를 소재로 한 농담도 자주 던진다. 지난달 서울 가락시장 유세에서 그는 “유세차 사진은 굉장히 미남인데 실물은 그보다 못해 미안하다”고 말하기도 했다.
문국현 후보도 유머가 풍부한 스타일은 아니지만 ‘자학 유머’를 한 방 날린 바 있다. 지난달 8일 서울 홍익대에서 열린 토론회에서는 <한국방송> ‘개그콘서트’의 한 꼭지인 ‘키컸으면’을 패러디해 문 후보에게 소원을 묻는 순서가 있었다. 문 후보는 이때 “얼굴 작았으면! 작았으면!“을 외쳐, 좌중의 폭소를 자아냈다. 유신재 성연철 기자 ohora@hani.co.kr [한겨레 관련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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