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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정치일반

대선후보 2차 TV토론 안팎

등록 2007-12-11 23:36

"밋밋하다. 차별화 어렵다" 평가도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11일 저녁 개최한 제2차 대선주자 TV합동토론회에서 6인의 후보는 설전을 거듭하며 치열한 공방을 벌였다.

지난 6일 열린 1차 토론회에서와 마찬가지로 지지율 1위인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에게 공격의 화살이 집중됐고 2~3위 경쟁이 치열한 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 무소속 이회창 후보간 신경전도 달아올랐다. 사회자는 중간중간 "인신공격을 자제해달라", "가급적 토론주제 범위 내에서 토론해달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다만 BBK 수사결과를 직접 거론하며 공방을 벌였던 1차 토론회와 달리 여성.교육.사회 등 제시된 주제에 대한 정책경쟁이 주를 이뤘다는 것이 변화된 풍경이었다.

1차 토론 때와 마찬가지로 후보별로 제한된 시간에 엄격한 형식에 얽매여 토론을 실시하다 보니 `밋밋하다', `주제가 방대해 후보간 차별화가 제대로 이뤄지지 못했다'는 평가도 나왔다.

◇뜨거운 장외 응원전 = 1차 때와 마찬가지로 장외 응원전이 달아올랐다.

각 후보 유세단은 방송 3시간 전부터 MBC 사옥 300m 앞에서부터 유세차량을 설치해놓고 뜨거운 응원전을 벌여 로고송이 인근 아파트 단지까지 울릴 정도였다. 민주당 이인제 후보는 유세차량에 올라 "선거혁명을 통해 이인제를 대통령으로 만들어달라"고 깜짝 연설을 했다.

창조한국당 문국현, 민주당 이인제, 민주노동당 권영길 후보는 일찌감치 스튜디오에 나와 예행연습을 했지만 `빅3'는 약속이나 한 듯 토론회가 임박한 시점에야 모습을 드러냈다.

무소속 이회창 후보는 토론회 광고가 나가기 직전인 오후 7시41분,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는 42분에 스튜디오에 도착했고, 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 후보는 광고가 시작되고 나서야 도착해 "왜 빨리 안들어오는거냐"는 방송사 직원의 애를 태웠다.


◇이명박, 여전히 집중포화 = 이명박 후보는 1차 토론회와 마찬가지로 모두발언부터 견제를 받기 시작해 토론이 끝날 때까지 집중공격을 받았다. 후보들은 자신의 정책을 설명하면서 이 후보 공약의 허점을 지적하는 일도 약방의 감초처럼 빼놓지 않았다.

이 후보는 다른 후보들의 지적에 대해 일일이 반박하는 대신 차분하게 자신의 공약을 설명하는데 비중을 뒀지만 참여정부에 대해서 만큼은 비판적 발언을 쏟아냈다.

문국현 후보는 태안 앞바다 기름 유출 사고를 거론한 뒤 "이런 일이 경부운하에 의해 한강에서, 낙동강에서 생겨선 절대로 안된다"며 한반도 대운하 공약을 겨냥했고, 권영길 후보는 교육정책 토론 과정에서 "인성교육이 중요한데 위장전입에 위장취업까지 하는 대통령이 정직하라는 교육을 시킬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이명박 후보는 공격이 계속되자 "모든 후보가 제 정책을 자세히 안본 것 같다", "교육공약을 알면서도 오해하는 것 같다"고 반박했다. 또 정동영 후보에 대해서는 "정책보다 네거티브가 심한 것 같다"고 응수했고, 이회창 후보에 대해서는 "저는 후보되는 과정에서 새치기를 하지 않았고 어느 날 갑자기 나오지도 않았다"며 정통후보론을 강조하기도 했다.

◇차분한 정동영, 달라진 이회창 = 정동영 후보는 이 후보를 겨냥한 토론전을 전개했지만 1차 토론회와 달리 BBK 사건에 대한 언급을 한차례도 하지 않은 채 정책토론에 주력하는 인상을 보였다. 반면 발언의 수위는 매서웠다.

그는 "이 후보의 교육관은 재앙이다. 운하만 재앙이 아니라 자사고를 100개 만들면 학생들이 지옥에 들어간다"고 성토했다.

그러나 이회창 후보는 흡인력과 파이팅이 부족했다는 지적을 수용한 듯 이 후보의 정책을 집중적으로 물고 늘어지는 모습을 보였다.

이 후보는 이명박 후보의 고교등급제 언급에 대해 "왔다갔다하는 정책은 정말 국민을 피곤하게 한다"고 비판한 뒤 이명박 후보가 "고교등급제를 수능등급제로 잘못 알아들은 것 같다"고 반박하자 "이 후보가 혼동해서 말한 것 같다"고 즉각 반격에 나섰다. 마무리발언 때는 "이 후보가 후보직에서 사퇴해야 한다"는 직견탄까지 날렸다.

◇`단일화 무산' 정동영.문국현.이인제 신경전 = 정동영, 이인제 후보는 토론회를 불과 몇 시간 앞두고 후보단일화가 무산된 탓인지 서로를 적으로 대하는 인상이었다.

이인제 후보는 "정 후보는 참여정부의 교육정책 실패에 대해 국민에게 사과하는 것부터 시작했으면 좋았을 것 같다"며 "수월성 교육을 하는 대학이 있었다면 정 후보의 자녀를 외국에 안보내도 됐다"고 장남의 해외유학까지도 문제삼았다.

정동영 후보도 이인제 후보가 평준화와 수월성을 동시추진해야 한다고 언급하자 "특목고, 자사고 100개 정책은 이명박 후보와 유사해 문제가 있다"고 직설적으로 비판했다.

그러나 정 후보는 문국현 후보의 교육정책에 대해 "특별히 반론할게 없다. 문 후보의 생각에 동의한다"고 동조했으나 문 후보는 이날 낮 정 후보의 사퇴를 촉구한 데 이어 참여정부의 교육실정에 대해 사과를 촉구, 여전히 각을 세웠다.

◇군소후보 "우리도 있다" = 군소후보들은 튀는 공약과 발언으로 표심을 얻기 위한 노력을 거듭했다.

문국현 후보는 `아내 이름 부르기'라는 이색공약을 제시하고 "두 번이나 입시에 실패하고 한국외대를 나왔다"고 학력을 언급해 눈길을 끌었다.

이인제 후보는 장관직의 50%를 여성으로 하겠다고 공약했다. 또 "민주당은 저력있는 정당이고 탄압받은 야당 중 야당이다. 노무현 정부에서 정치보복을 당하고 아무리 죽이려 해도 죽지 않은 깨끗한 정치인"이라며 "진정한 대안을 찾지 못한 채 침묵하는 국민과 함께 마지막 순간까지 선거혁명에 최선을 다하겠다"며 `대안후보'를 부각하는데 주력했다.

권영길 후보는 "내년 총선에서 지역구 30%를 여성으로 만들겠다"고 양성평등을 강조하는가 하면, "정동영 후보가 민노당 정책을 많이 가져갔다. 그러나 창당 때부터 7년간 쓴 주황색까지 가져간 것은 너무한데 베끼려면 제대로 베끼라"고 뼈있는 농담을 건네기도 했다.

◇1차 토론회 보완책도 꼼꼼 = 정 후보는 1차 토론회 때 문제점으로 지적됐던 들뜬 화장을 고쳤다. 표정이 딱딱했다는 지적 탓인지 간간이 웃음을 띠었고 공격적 이미지도 완화시킨 듯했다.

이명박 후보도 거만하다는 비판을 받았던 뒤로 젖히는 자세를 전혀 보이지 않았고, 시종 1위 주자로서 여유있는 모습을 보이려고 노력하는 흔적이 엿보였다.

오히려 권영길 이인제 문국현 후보의 자세가 더 공격적이었다. 이인제, 문국현 후보는 단일화 무산을 겨냥한 듯 교육정책 등을 매개로 참여정부와 함께 정 후보의 사과를 촉구하는 등 비판적 기조를 유지했다. 권 후보는 비정규직, 한미 FTA(자유무역협정) 등 민노당만의 진보성향을 강조하는데 주력했다. 문국현 후보는 앞머리를 띄워 이미지 변신을 시도했다.

◇`설전'으로 마무리 = 각 후보는 거친 설전으로 토론회를 마무리했다.

정동영 후보는 "양심 속이지 않고 거짓말 하지 않고 법 지키면서 살아온 제게 기회를 달라"며 이명박 후보와 `거짓과 진실'의 대립구도를 만드는데 주력했고, 이명박 후보도 "말만 하고 무책임하고 책임을 회피하는 지도자는 대한민국을 구할 수 없다", "후보 되는 과정에서 새치기 하지 않았고 어느날 갑자기 나오지 않았다"며 정동영, 이회창 두 후보를 겨냥했다.

이회창 후보도 "대선은 이 정권에 대한 심판"이라며 정 후보를 비판한 뒤 이 후보를 향해서도 "이런 도덕성으로 어떻게 국가를 끌고 나가느냐"며 이 후보의 사퇴를 촉구했다.

이인제 후보 역시 "국정실패 세력은 새로운 미래를 이끌 자격이 없고 도덕적 결함이 있는 분이 청와대에 가면 정말 곤란하다"며 정동영 이명박 후보를 싸잡아 비판했다.

토론회가 끝나자 각 후보들은 별다른 인사말을 나눌 새도 없이 경호팀에 에워싸인 채 행사장을 속속 빠져나갔다.

정동영 후보는 "내가 공격 안해도 다른 후보들이 다 해주네요"라며 자리를 떴고, 이명박 후보는 "공약보다 공격 위주라서 아쉽다. 저는 국민을 향해 나가니까 어떤 공격이 있어도 국민이 잘 판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후보는 복도에서 정병국 홍보기획본부장에게 기댄 자세를 취한 뒤 "나 잘 했어? 괜찮았어? 오늘은 내가 이런 자세 안했어?"라고 묻는 장면이 눈에 띄기도 했다.

토론회가 끝난 후 한나라당 나경원 대변인은 "정동영 이회창 후보는 역시 급조한 허점투성이 공약을 제시하며 근거없는 비판만 했지만 이 후보는 단연 돋보였다"고 평했고, 정 후보측 김현종 방송콘텐츠본부 부본부장은 "가장 안정된 모습으로 대통령상의 모습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이회창 후보측 이혜연 대변인은 "국민들로부터 가장 믿음직한 대통령감으로 각인됐으리라 확신한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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