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갑자기 ‘서울행 기차’ 타
30분 기다렸지만 ‘만남 불발’
“진심 호소하려 방문”
30분 기다렸지만 ‘만남 불발’
“진심 호소하려 방문”
이회창 무소속 후보가 지난 14일 밤 예고없이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 자택을 찾아갔으나 만나지 못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이 후보는 16일 남대문 선거대책사무소에서 한 기자회견에서 “그제 경북지역 유세를 끝내고 잠시 상경해 저 혼자 박근혜 전 대표 집을 찾아갔다”며 “제 진심을 호소하고 이 나라의 미래를 위해 아주 좋은 행동을 해주길 진심으로 호소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만나지 못하고 그냥 돌아왔다. 사전에 약속을 하고 간 것은 아니며, 오늘이나 이후엔 찾아갈 생각이 없다”고 덧붙였다. 이 후보를 수행한 이채관 특보는 “14일 충북 옥천의 육영수씨 생가 방문을 마치고 경북으로 가던 차안에서 이 후보가 갑자기 ‘오늘 서울을 다녀와야겠다’고 말했다”며 “저녁 6시30분께 동대구에서 고속전철을 타고 상경해 9시께 삼성동 박 전 대표의 자택으로 갔으나 박 전 대표 집의 방호원이 ‘박 전 대표와 인터폰 연결이 되지 않는다’고 해 만나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30분 정도 박 전 대표의 집에 머물렀으며 10시께 다시 동대구행 고속전철을 탔다. 이 후보는 이날 박 전 대표를 찾아가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처럼 부도덕한 사람이 지도자가 되면 안 된다고 호소하며 박 전 대표에게 마지막 도움과 협조를 구하려 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전 대표의 지지없이는 불리한 판세를 뒤집을 수 없다는 절박함이 그를 서울행 밤 기차로 떠밀었던 것이다.
박 전 대표 쪽은 당혹스럽다는 표정이다. 수행을 담당하는 안봉근 보좌관은 “예고없이 찾아왔다”며 “그렇게 늦은 시간에 방문하면 대표를 만날 수가 없다”고 말했다. 한 측근 의원은 “박 전 대표가 이 후보와 만날 이유가 전혀 없다”며 “박 전 대표가 만나지 않은 것이다”라고 말했다.
성연철 기자 sych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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