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 “사기혐의 못본체 해”…NHK “대북정책 지금보다 엄해질 것”
19일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의 대통령 당선에 대해 외신들은 “한국인들이 시이오(CEO·최고경영자) 대통령을 뽑았다”며 이 후보의 당선을 일제히 주요 국제 기사로 소개했다. 외신들은 특히 이 후보의 도덕성 시비와 남북관계 등 대외 관계의 변화 가능성에 관심을 표명했다.
<에이피>(AP) 통신은 이 후보 당선을 전하는 기사 첫머리에 “한국인들은 현대그룹 사장 출신인 이명박 후보가 경제를 활성화하리란 기대에 그의 사기(fraud) 혐의를 못본 체해 줬다”고 보도했다. <에이피>는 비비케이 주가조작 사건 연루 의혹과 ‘이명박 특검법’에 대해 자세히 소개하며, “이명박 당선자는 범죄 관련 조사를 받게 된 첫 대통령 당선자가 됐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로이터> 통신은 “그가 워낙 큰 표차로 당선돼, 조사로 그의 권위가 도전받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로이터>는 이 당선자가 내건 7% 경제 성장률이 일본과 중국, 미국 등의 경제 상황을 고려했을 때 “상당히 어려운 목표”라고 지적했다.
중국 매체들은 19일 오후 6시 한국 대통령 선거가 끝나자마자 발표된 출구조사 결과를 속보로 알린 데 이어, 그의 주요 공약과 대북정책, 이력 등을 자세히 소개했다.
관영 <신화통신>은 이 당선자를 ‘시이오 대통령’으로 소개하며, 선거 막판까지 요동친 ‘비비케이 주가조작 의혹’도 판세를 흔들지 못했다고 소개했다. 일부 매체는 그가 보수세력의 기치를 내건 만큼 미국과 관계를 더욱 강화할 것이라며, 한반도 및 동북아 정세에 끼칠 영향이 주목된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한국 대통령 선거와 한반도 평화’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이 당선자가 취임하더라도 남북관계에 큰 변화는 없을 것으로 전망했다.
일본 언론들도 이 후보의 당선을 대대적으로 보도하며, 대북정책 변화 가능성에 관심을 기울였다.
<엔에이치케이>(NHK) 방송은 이날 오후 7시 정규뉴스 시간에 “경제 재건을 내건 이 후보가 큰 차이로 10년 만에 정권교체를 이루게 됐다”고 지적하고 발빠르게 특집기사를 내보냈다. 이 방송은 현지보도를 통해 이 후보의 압승 요인에 대해 “노무현 정권에서 빚어진 격차와 고용관계 악화에 대한 불만으로 한국 국민이 경제 재건을 이 후보에 맡기는 선택을 하게 했다”고 분석했다. 방송은 또 대북 정책에 대해서는 “북한의 핵포기가 유화정책 유지의 전제조건” “무제한적 지원은 없을 것” 등 이 후보의 대북 발언을 거론하며 “지금보다는 엄하게 대할 것”이라고 변화 가능성에 무게중심을 뒀다. 또한 “경제인으로 일본과 접촉이 많았다”는 이 당선자와 인터뷰 내용을 소개하면서 한-일 관계도 노무현 대통령 때보다는 개선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베이징 도쿄/유강문 김도형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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