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치러진 17대 대선 투표율은 62.9%로 역대 대선 중 가장 낮은 것으로 집계됐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전체 유권자 3765만3518명 중 2370만1170명이 표를 던져 투표율이 62.9%로 잠정집계됐다고 밝혔다. 역대 최저인 2002년 16대 대선(70.8%)보다 7.9%포인트 낮아진 것이다. 대선 투표율은 직선제가 부활한 1987년 13대 때 89.2%를 기록한 뒤로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시도별로는 경북이 68.5%로 가장 높았고, 전북(66.9%)과 대구(66.8%)에서도 참여 열기가 높았다. 인천과 충남은 각각 60.3%로 가장 낮았다. 서울은 전체 투표율과 비슷한 62.8%다.
중앙선관위는 이날 초반부터 투표율이 낮게 나오자 행정기관의 차량 방송과 아파트 구내방송을 통해 투표를 독려하도록 지역 선관위에 긴급지시를 내리기도 했다. 중앙선관위의 최근 유권자 의식조사에서 적극적인 투표 의사를 밝힌 응답자가 67.0%로 나타났는데, 투표 결과는 이보다 떨어졌다. 예년보다 포근한 날씨와 선거연령이 만 19살 이상으로 내려가고 치른 첫 대선이라는 점도 투표율 하락을 막지 못했다.
이번 선거는 잇따른 여론조사에서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의 독주가 이어지고, 유권자들의 정치 무관심 심화가 맞물려 투표율이 낮아질 것이라는 것은 일찍부터 예상돼 왔다. 여기에 조직 동원 양상이 더욱 퇴조한 것도 투표율 추락에 일조한 것으로 보인다. 중앙선관위는 “투표율을 높이기 위한 제도 개선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밝혔다. 이본영 기자 eb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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