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과 이명박 득표상황 비교
영·호남 지역주의 여전…정도는 줄어
1·2위 표차이 530만여표 ‘역대 최다’
직선제 뒤 처음으로 서울마저 보수화 17대 대선 결과는 몇가지 특징을 담고 있다. 1~2위 표 차이가 사상 최대였고, 보수표가 압도적으로 늘어났으며, 지역주의 벽이 여전하다는 것 등이다. 1~2위 표 차이 역대 최다=이명박 대통령 당선자는 2위 정동영 후보를 531만7708표차(22.6%포인트)로 따돌렸다. 건국 이래 치러진 11번의 직선제 대선에서 가장 큰 표차다. 지난 두 차례 대선에서 1~2%포인트의 초접전을 벌인 것과는 판이하다. 유권자들의 정권교체 열망과 범여권 후보들의 지리멸렬이 겹쳐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당선자는 득표수와 득표율에선 5년 전 당시 노무현 민주당 후보의 기록에는 약간 못미쳤다. 이 당선자는 1149만2389표(48.7%)를 얻었다. 이는 노 후보가 2002년에 얻은 1201만4277표(48.9%)에 비해 52만여표가 적고, 득표율에서도 0.2%포인트 낮다. 하지만 이회창 후보가 무소속으로 출마하면서 ‘한나라당 성향’ 표를 손해본 것을 치면 상당한 득표다. 보수 정당이 서울에서 1위를 차지한 것도 1987년 직선제 부활 이후 처음이다.
늘어난 보수표=이번 대선에서 보수 후보인 이명박·이회창 두 후보의 득표율 합계는 63.7%다. 2002년 대선에서 유일한 보수 후보였던 이회창 후보가 46.6% 득표에 그친 것과는 격세지감을 느끼게 한다. 대신 이번 대선에서 진보개혁 성향의 표(정동영·문국현·권영길)는 모두 합해도 34.9%로, 지난 대선 때(노무현·권영길)의 52.8%에 크게 못미쳤다.
‘사회의 보수화’와 ‘참여정부 심판’이라는 두 가지 원인분석이 동시에 나온다. 김영태 목포대 교수(정치외교학)는 “1997년 아이엠에프(IMF) 사태 이후 사회 전반적으로 개방과 경쟁이 중요해졌다”며 “이에 유권자들도 ‘먹고 사는 것’, ‘생존’을 중요시 하면서 보수화됐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준한 인천대 교수(정치외교학)는 “유권자들이 보수화돼 이 후보를 지지한 게 아니라, 참여정부에 대한 반발로 이 후보에게 표를 준 것”이라며 “‘중도’가 늘어났을 뿐, ‘보수’가 늘어난 게 아니다”란 반론을 폈다.
지역주의 여전, 그러나=이번 대선에서도 지역주의는 힘을 잃지 않았다. 이명박 당선자는 대구에서 69.4% 득표율을 얻었다. 자신의 전국 평균 득표율(48.7%)을 20%포인트 이상 웃돌았다. 정동영 대통합민주신당 후보 역시 광주에서 79.8% 득표율로 몰표를 얻었다. 충청도 예산에 연고를 둔 이회창 후보의 득표율이 충남 33.2%에 이르러, 전국 평균 득표율(15.1%)의 갑절이었다. 특히 대구와 광주는 지난 12일 마지막 여론조사에서 지역 출신 후보 지지율이 50%대에 그쳤으나, 결국 투표장에선 지역 출신에게 표를 던진 것으로 보인다. 선거를 사흘 남기고 공개된 이 후보의 ‘비비케이(BBK) 동영상’ 여파가 양쪽 진영을 모두 결집시킨 것도 영향을 준 것으로 여겨진다.
그러나 지난 대선과 견주면, 지역주의가 서서히 힘을 잃어가는 추세는 분명히 발견된다. 정 후보의 광주 득표율(79.8%)은 5년 전 노무현 후보의 이 지역 득표율 95.2%에 크게 못미친다. 정치 컨설턴트인 박성민 민컨설팅 대표는 “텃밭은 여전히 견고했다. 그러나 맹목적인 지역주의 시대는 끝난 것 같다”고 말했다.
성연철 황준범 기자 sych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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