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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정치일반

장관고시 연기 가닥…쇠고기논란 새국면

등록 2008-05-14 17:12

정부.여당은 15일로 예정된 미국산 쇠고기 수입위생조건 장관 고시를 일단 연기하는 쪽으로 방침을 선회하고 국면타개를 시도했으나 통합민주당 등 야권은 이를 '여론무마용 물타기'로 규정, 즉각 재협상에 나설 것을 촉구하면서 쇠고기 논란이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여권은 최근 미국산 쇠고기의 안전성 확보를 위한 각종 보완 조치를 잇따라 내놓고 있지만 야권은 "재협상만이 근본적인 해결책"이라며 갈수록 압박수위를 높이고 있어 지난달 18일 한미쇠고기협상 타결 이후 이미 한달 가까이 끌어온 쇠고기 논란은 좀처럼 사그러들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정운천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은 14일 국회 통일외교통상위원회가 주최한 한미 FTA (자유무역협정) 청문회에 출석, "어제까지 고시에 관한 의견이 334건 접수돼 있어 물리적으로 15일 고시는 어려울 것 같다"며 "(고시 연기를) 신중히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 장관은 이어 "의견을 면밀하고 신중히 검토할 시간이 필요하며 지금 미국에 가있는 특별점검단이 검역과정을 면밀히 스크린하고 있는 만큼 여러가지를 종합적으로 검토해 판단을 내릴 것"이라며 "의견을 검토해 고시 내용의 변경은 할 수 있다. 분석해 보고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정부는 미국으로 급파된 특별점검단이 10일간의 검역활동을 마치고 귀국할 것으로 예상되는 25일께 고시를 발효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한나라당 조윤선 대변인은 이날 최고위원회의를 마친 뒤 가진 현안브리핑에서 "이번 고시 연기는 국민의 안전과 건강을 위한 합리적인 조치"라며 "결정을 한 이상 불필요한 논란을 증폭시키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밝혔다.

여권의 이 같은 입장은 쇠고기 협상에 대한 부정적 여론이 적지 않은 점을 의식, 고시를 일단 연기하고 일부 내용을 미세조정하는 쪽으로 방향을 정한 것이지만 기존의 `재협상 불가' 방침에는 변화가 없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한구 정책위의장은 최고위 회의에서 "야권이 말하는 재협상 주장의 근거를 체크해봤더니 근거가 충분하지 않고 재협상할만한 중대성을 갖지 않고 있다"며 "국내상의 조치와 미국의 협조를 얻어서라도 해결이 가능하다고 판단이 선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통합민주당 차 영 대변인은 현안 브리핑을 통해 "행정절차법 4조를 이유로 고시연기 불가방침을 고수하던 정부 입장이 3일만에 바뀐 것은 현 정부가 법 해석도 자신들의 편의대로 했다는 증거"라면서 "장관고시 연기는 수단일 뿐이고 목적은 재협상인 만큼 재협상없는 고시 연기는 물타기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자유선진당 박선영 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재협상을 전제로 하지 않은 고시연기는 무의미하며 단지 시간을 벌어보겠다는 속셈"이라며 "처음부터 다시 협상을 진행해야 하며 재협상만이 잘못된 협상을 바로잡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지적했다.

민주노동당 박승흡 대변인은 구두논평에서 "최고조에 오른 비판 여론을 모면하기 위한 임시적 대응책으로 밖에 볼 수 없다"며 "고시의 전면 유예와 전면적 재협상 관철만이 유일한 방법"이라고 말했다.

민주당과 자유선진당, 민주노동당 등 야3당은 이날 오전 각 당 원내대표와 정책위의장이 참여한 `6인 회동'을 갖고 장관 고시의 무효화를 위해 장관 고시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과 행정소송을 14일 오후 행정법원에 제기한데 이어 15일 국회 농림해양수산위 전체회의를 열어 쇠고기 재협상 촉구결의안을 제출하기로 했다.

이런 가운데 여야는 이날 국회 통일외교통상위원회 주관으로 이틀째 열린 한미 FTA 청문회에서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과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 등 8개부처 장관을 출석시킨 가운데 쇠고기 협상의 책임 논란과 쇠고기 재협상 여부, 한미 FTA와의 연계문제를 놓고 첨예한 공방을 벌였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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