척주 전체가 광우병 위험물질…한-미협상 일부 제외
농식품부 “미국서 못먹게 하는 부위도 위험물질 배제”
농식품부 “미국서 못먹게 하는 부위도 위험물질 배제”
정부가 국제수역사무국(OIE)에서 ‘광우병 특정 위험물질’(SRM)로 분류해 교역을 금지한 부위를, 한-미 쇠고기 협상에서는 위험물질에서 제외시켜 수입을 허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정운천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은 그동안 줄곧 ‘과학적 근거를 가진 국제수역사무국의 기준에 따라 쇠고기 협상을 했다’고 말해 왔다. 이런 정부의 주장이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남에 따라, 책임자 인책 및 재협상 요구가 한층 커질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15일 미국에서는 식품의약품안정청(FDA)이 광우병 특정 위험물질로 규정해 식용을 금지하고 있는 일부 부위를 새 수입 위생조건에서는 특정 위험물질이 아닌 것으로 인정해 수입을 허용하기로 했다는 보도(<한겨레> 15일치 1·3면) 내용을 인정했다. 농림수산식품부 관계자는 “새 수입 위생조건에서 정의한 광우병 특정 위험물질의 범위는 국제수역사무국에서 정한 기준보다 후퇴했다”며 “미국에서는 광우병 특정 위험물질로 먹을 수 없는 일부 부위를 이번 협상안에는 광우병 특정 위험물질이 아닌 것으로 분류한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국제수역사무국의 기준을 보면, 광우병 원인물질이 축적될 위험이 커 교역금지 품목으로 규정된 부위는 30개월 이상 소의 경우 편도, 회장원위부, 뇌, 눈, 척수, 머리뼈, 등배 신경절 및 척주 등 일곱 가지다. 곧 소의 등뼈와 그에 일부 딸린 뼈까지 포함하는 척주 전체가 광우병 특정 위험물질로 분류돼 있다. 하지만 우리 정부가 미국과 맺은 쇠고기 수입 위생조건에는 척주의 경우 꼬리뼈, 경추·흉추·요추의 횡돌기와 극돌기, 천추의 정중 천골능선과 날개는 광우병 특정 위험물질에서 제외했다. 특히, 이 가운데 경추의 횡돌기와 극돌기(사골곰탕에 들어갈 수 있는 부위), 흉추·요추의 극돌기, 천추의 정중 천골능선(꼬리곰탕에 쓰이는 꼬리끝 부위)과 3차 신경절(수육과 관련된 부위)은 미국에서는 광우병 특정 위험물질로 분류돼 식용으로 쓸 수 없다.
‘국민건강을 위한 수의사연대’의 박상표 정책국장은 “새 수입 위생조건을 따르면, 미국에서는 먹지 못하게 할 뿐 아니라 국제수역사무국에서는 아예 교역을 금지한 부위도 자유롭게 국내로 들어올 수 있게 돼 있다”며 “특히 이 부위들은 한국인들이 즐겨 먹는 꼬리곰탕과 수육 등에 제거되지 않은 채 붙어서 들어올 수 있어 매우 위험하다”고 말했다.
김수헌 기자 minerv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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