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민주당의 첫 원외집회인 ‘미국 쇠고기 협상촉구 및 장관 고시 강행 규탄대회’가 열린 1일 오후 서울 명동 들머리에서 손학규·박상천 공동대표와 당원들이 ‘재협상 실시’라고 적힌 손팻말을 들고 있다. 강창광 기자 chang@hani.co.kr
야당도 한발짝씩 장외로
민주 전·현직 의원 50명 “개인자격” 촛불
이회창 청와대 앞서 이 대통령 면담 요구
민노 청계광장서 ‘쇠고기 반대’ 리본 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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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민주당은 1일 오후 서울 명동에서 ‘미 쇠고기 협상 촉구 및 장관고시 강행 규탄대회’를 열었다. 당원 총동원령 아래 본격적인 원외투쟁을 시작한 것이다.
손학규 대표는 “쇠고기 협상, 광우병으로 끝나는 게 아니다. 국민을 무시하고 외면하는 이명박 식의 밀어붙이기 정치, 오만과 독선을 막지 않으면 나라가 망하고 서민이 망한다”며 “이명박 정부의 잘못을 반드시 막아내고 바로잡는다는 결의로 끝까지 나가겠다”고 말했다. 자유발언에 나선 개그맨 김용씨는 “박정희 정권 때도 어린 여학생들한테 물을 뿌리지는 않았다”며 경찰의 강경 진압을 비판했다. 민주당은 결의문을 통해 장관고시 철회와 재협상, 내각 총사퇴, 연행자 즉각 석방과 강경 진압 책임자 문책 등을 요구했다.
이날 결의대회에 참가한 전·현직 의원 50여명과 당원 1천여명 가운데 상당수는 행사 뒤 서울 시청 앞 광장에서 열린 촛불집회에 합류했다. 촛불집회에는 개인 자격으로 참여하기로 한 당의 방침 때문인지, 손학규·박상천 대표 등 당 지도부는 가지 않았다.
민주당은 원외투쟁 수위를 놓고 고심하고 있다. 아직까지는 ‘반정부 투쟁’ 등 강경 기조보다는, 원내외 투쟁 병행론에 무게가 실려 있다. 국회 개원 시점에서 파행 책임론에 대한 부담감도 적지 않기 때문이다. 민주당은 일단 3일 인천, 5일 광주·전남 등 권역별 규탄대회를 여는 데 당력을 집중하면서, 시민들의 시위 양상이나 여권의 수습책 등 상황 추이에 따라 투쟁 수위를 결정해 나가기로 했다. 민주당은 17대 국회 폐회로 폐기된 가축전염병 예방법을 2일 다시 발의하는 등 원내 투쟁도 이어갈 계획이다.
이회창 자유선진당 총재는 이날 이명박 대통령 면담을 요구하며 청와대 앞 분수대에서 ‘이명박 대통령에게 드리는 공개서한’을 발표했다. 이 총재는 “국정 책임자인 이명박 대통령이 결자해지의 결단을 내려 장관고시를 중단하고 쇠고기 재협상을 선언하라”고 촉구했다. 이 총재는 “10년 만에 정권교체에 막 성공한 보수정권이 국민의 지탄을 받아 무너지는 것을 원치 않는다”며 “내각 총사퇴로 민심 수습의 대전기를 만들라”고 요구했다. 자유선진당은 여권의 반응에 따라 원외투쟁도 불사하기로 했다.
나흘째 단식농성을 이어간 천영세 대표와 강기갑 원내대표 등 민주노동당 지도부는 이날 청계광장에서 고시의 관보 게재 중단을 촉구하며 쇠고기 반대 리본 달기 행사를 열었다.
이지은 기자 jieun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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