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총 종식안건 채택…홍준표 원내대표 “자제하자” 만류
9일 열린 한나라당 의원총회에서 쇠고기 재협상 촉구 결의안이 정식 안건으로까지 채택됐으나 홍준표 원내대표의 만류로 유보됐다.
이날 국회에서 열린 의총에서 초선, 중진 의원 가릴 것 없이 쇠고기 전면 재협상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빗발쳤다고 참석자들이 전했다. 김성태 의원은 “성난 민심을 수습하려면 국민의 눈높이에 맞추는 수밖에 없다”며 “30개월 이상 미국산 쇠고기 수입 금지 등 사실상 재협상에 준하는 민간 규제를 추진하면서 왜 재협상을 하자는 이야기를 못하느냐”며 강하게 재협상을 촉구했다.
17대 국회 통일외교통상위원회 간사를 지낸 진영 의원도 “쇠고기 협상은 △검역 주권 포기 △미국서 안 먹는 특정위험물질(SRM) 수입 △30개월 이상 쇠고기 수입 등 세 가지 결정적인 잘못을 저질렀다”며 “국민이 보완책에도 납득을 못하니 재협상을 해야만 한다”고 주장했다. 전재희 최고위원과 원희룡 의원 등도 “대의정치의 장인 국회가 제 구실을 해야 한다”며 결의안 채택을 거들었다. 의총에 참석했던 한 의원은 “재협상 촉구 결의안이 의총 안건으로 채택됐고 의원들 다수도 이에 동조하는 분위기였다”고 전했다.
그러나 재협상 결의안은 표결 직전 홍준표 원내대표의 만류로 유보됐다. 홍 원내대표는 “현재 황진하 의원을 단장으로 한 쇠고기 대책 미국 방문단과 청와대 외교 안보 수석이 방미 중이고 재협상에 버금가는 결과가 나올 수 있다. 집권당에서 결의안을 채택하는 것까지는 자제하자”며 논의를 마무리했다. 지도부의 처사는 최근 한나라당이 야당이 제안한 국회 차원의 재협상 촉구 결의안을 수용하기로 했던 것에 비춰서도 앞뒤가 맞지 않는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성연철 기자 sych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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