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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정치일반

여당 텃밭 ‘문재인 바람’ 불까

등록 2009-12-31 16:06수정 2010-01-03 11:38

부산시장·대구시장 ·경북지사·울산시장·경남지사 (※ 클릭하시면 더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한겨레 2010 새해특집] 도전! 지방선거




■ 부산시장

여당 텃밭 ‘문재인 바람’ 불까

‘친박’ 잠잠 ‘친이’ 와글와글

한나라당의 오랜 텃밭인 부산 역시 한나라당 공천이 ‘본선’에 가깝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만큼 한나라당 안에서 물밑 공천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

한나라당에서는 이미 내년 지방선거 출마 의사를 밝히고 3선을 노리는 허남식 현 부산시장이 현재까지는 가장 유력한 주자로 꼽히고 있다. 허 시장은 높은 인지도를 바탕으로 시정을 운영해온 경륜을 강조하며 일찌감치 ‘출발선’에 선 상태다. 허 시장을 제외한 대부분의 여권 인사들은 물밑에서 ‘동향 파악’에 주력하고 있다.

우선 ‘친박근혜’계의 서병수 의원이 허 시장의 맞수로 점쳐졌으나, 현시점에서는 서 의원의 출마 여부가 불투명한 상황이다. 항간에는 주변의 만류로 서 의원이 출마의 뜻을 접었다는 설이 돈다. 또 당내 ‘친이-친박’ 구도에서 중립 성향을 지키고 있는 허 시장과의 대결 구도가 부담스러워 서 의원이 침묵을 지키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에 대해 서 의원은 “지금으로서는 여러가지 정치적인 상황이 복잡하게 전개되고 있기 때문에 (출마의사를) 밝힐 때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서 의원과 가까운 한 초선 의원은 “친이계에서 허 시장 대신 다른 후보를 내세울 경우, 상황은 달라질 수도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친이명박’계에서는 권철현 주일대사와 친이계 의원들의 모임인 ‘함께 내일로’의 대표 안경률 전 한나라당 사무총장, 정의화 세종시 특별위원장이 출마를 고심하고 있다. 하지만 이들 역시 출마 여부에 대해서는 말을 아끼며 본격 행보에 나서지는 않고 있다. 이밖에 서울시 부시장 출신의 최재범 한진중공업 부회장과 김칠두 전 산업자원부 차관, 박병원 전 청와대 경제수석의 이름도 오르내린다.


야권에서는 ‘친노무현’계의 문재인 전 대통령비서실장의 출마 여부가 가장 큰 관심사로 꼽힌다. 문 전 실장은 야권 인사들로부터 끊임없이 출마 요구를 받고 있으나 완강히 고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에서는 김정길 전 대한체육회장과 부산 지역구에서 재선 의원이 된 조경태 의원이 거론되고 있다. 해양수산부 장관을 지낸 오거돈 한국해양대 총장과 노재철 전 사학연금관리공단 상임 감사도 물망에 오르고 있으나, 오 총장은 “출마의 뜻이 없다”며 선을 긋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노동당에서는 민병렬 시당위원장이 도전장을 냈고, 진보신당의 김석준 시당위원장은 2002, 2006년에 이어 세번째로 부산시장 선거에 나설 예정이다. 야권에서는 지난 재보궐 선거에 이어 또다시 후보 단일화 여부가 선거의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지은 기자 mirae@hani.co.kr


■ 대구시장·경북지사

친이 대 친박 ‘TK목장의 결투’

한쪽 계파 2곳 독식 힘들듯

한나라당의 텃밭인 대구시장과 경북도지사 선거는 여권의 친이-친박 구도가 상당한 영향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상황에 따라선 한쪽이 친박이면 한쪽은 친이로 조정될 가능성도 점쳐진다.

대구시장은 일단 김범일 대구시장과 한나라당 대구시당위원장을 맡고 있는 서상기 의원의 양자 대결이 유력해 보인다. 유승민, 이한구, 주호영, 이명규 한나라당 의원 등도 거론되지만, 대부분 “전혀 생각이 없다”거나 “이번은 아니다”라며 말을 아끼는 분위기다.

김 시장은 현직 프리미엄을 안고 있다. 김 시장은 친이도 친박도 아닌 계파색이 엷은 인물로 평가된다. 어느 한 계파의 전폭적인 지지를 얻지 못할 수도 있다는 취약점이 있다. 반면 “대구의 미래는 교육과학기술 도시에 있다”며 도전장을 내민 이공계 출신 서상기 의원은 친박계다. 지역 의원 다수가 친박계라 지지를 얻기에 유리한 점이 있다. 경북중 출신이지만 경기고 출신인 서 의원은 지역의 ‘경북고’ 기득권을 넘어야 한다는 과제가 있다. 야권은 인물난 속에 윤덕홍 전 교육부총리와 이재용 전 환경부 장관 등이 거론된다.

경북도지사는 2년 전 도지사 경선에서 각각 친박과 친이를 대표해 맞붙었던 김관용 지사와 정장식 중앙공무원교육원장의 리턴매치가 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당시 김 지사는 박정희 전 대통령의 고향인 구미시장을 맡고 있었고, 정 원장은 이명박 대통령의 고향인 포항시장을 맡고 있었다. 워낙 경북 지역이 넓어 인지도가 높은 현직 김 지사가 지금은 유리해 보인다. 하지만 정 원장 쪽도 포항시장 8년, 도지사 후보 경선, 공무원교육원장 등을 지내 인지도에서 밀릴 게 없다는 계산이다. 권오을 전 의원도 입길에 오르내리고 있다. 그러나 권 전 의원은 입각이나 청와대 입성, 공기업 사장 등에 더 뜻을 두고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야권은 윤덕홍 전 교육부총리 정도가 대구시장과 함께 경북지사 후보로도 거론되는 정도다.

대구시장과 경북지사 선거는 개인적인 인물 대결 외에 중앙정치권의 계파간 구도도 큰 영향을 끼칠 것 같다. 친이-친박 구도가 엄연한 상황에서 여당의 텃밭을 한 계파가 독식하는 결과는 나오지 않을 것이란 얘기다.

이 때문에 확실한 친박인 서 의원이 대구시장 공천을 받으면 경북지사는 친이인 정 원장이 유력하다는 식의 분석도 나온다. 같은 맥락에서 복잡한 변수를 피하려면 그냥 모두 현직을 공천하자는 주장도 나온다.

대구/박영률, 성연철 기자 sychee@hani.co.kr


■ 울산시장·경남지사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

여야 모두 후보단일화 따라 승패 갈릴 듯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

울산시장과 경남도지사 선거의 화두는 여야 모두 후보 단일화다. 한나라당 강세 지역이지만 여권 후보가 갈리고 야권 후보가 단일화한다면 승부 예측이 어렵다. 특히 울산은 노동자 세력이 강해 야권 후보가 단일화할 경우 치열한 접전이 예상된다.

울산시장은 한나라당 소속으로 현재 3선에 도전하는 박맹우 시장이 현직 프리미엄을 안고 앞서고 있다는 분석이다. 박 시장은 친박근혜계로 분류된다. 친이명박 쪽에선 강길부, 최병국, 김기현 의원과 이채익 울산항만공사 사장이 후보로 거론된다. 박 시장은 한나라당 소속 광역단체장 지지도 평가에서 최상위권 평가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나라당 쪽의 최대 변수는 계파 문제다. 친이-친박의 공천 혈투 와중에 박 시장이 탈락해 그가 무소속으로 출마할 경우에는 상황이 복잡해진다. 여권 표가 분산되고, 이는 야권 후보 단일화를 촉진할 가능성이 높다.

야권에선 민주당의 송철호 전 국민고충처리위원장, 민주노동당의 김창현 울산시당위원장, 진보신당의 노옥희 울산시당 위원장의 출마가 유력한데, 이들의 단일화 가능성은 벌써부터 높게 점쳐진다.

경남지사 후보로는 현직인 김태호 지사가 3선 도전 의사를 내비치는 가운데 이달곤 행정안전부 장관의 출마설도 나온다. 박완수 창원시장, 황철곤 마산시장 등도 거론되지만 이들은 마산·창원·진해의 행정구역 통합이 성사되면 통합시장 쪽으로 출마를 틀 수도 있어 보인다. 현재로선 김 지사의 우세가 점쳐지지만 역시 당내 엄존하는 친이-친박 공천 다툼의 결과가 변수를 낳을 수도 있다.

야권에선 김두관 전 행정자치부 장관이 “반엠비(MB) 반한나라당”을 주창하며 범도민 후보로 나설 뜻을 비쳤고, 강병기 민주노동당 진주시 지역위원회 위원장의 출마도 예상된다. 친노무현계 인사인 김 전 장관의 경우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주기(5월23일)가 선거기간에 있다는 점이 유리하게 작용할 소지가 있다.

성연철 기자 sych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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