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hn Cheol-soo and Park Won-soon
박원순 ‘응원 편지’ 통해 정치인으로 등판 선언
서울시장 선거 끝난뒤 박근혜와 대선주자 경쟁
본격 검증 시험대 설듯
서울시장 선거 끝난뒤 박근혜와 대선주자 경쟁
본격 검증 시험대 설듯
“마침내 안철수 정치가 시작됐다.”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박원순 야권 단일후보 사무실을 공개적으로 방문한 24일, 정치분석가들은 서울시장 선거 구도가 ‘나경원 대 박원순’에서 ‘박근혜 대 안철수’로 바뀌었다고 분석했다. 투표일을 이틀 앞두고 후보인 ‘박원순’보다 후원자인 ‘안철수’가 뉴스의 중심인물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박원순 후보가 승리해도 최대의 정치적 승자는 안철수 원장이 될 판이다.
안철수 원장은 전날 밤 예고에 이어, 이날 낮 매우 세련되고 절도있는 모양새로 현실정치에 개입하고 나섰다. ‘응원 방문’이나 ‘편지 전달’은 기존 정치인들은 흉내내기 어려운 참신한 형식이다. 게다가 편지를 통해 ‘나경원 대 박원순’ 구도를 ‘대립과 화합’, ‘과거와 미래’, ‘편법과 원칙’, ‘비상식과 상식’이 맞서는 구도로 환치했다. 매우 부드러운 방식으로 매우 선동적인 메시지를 내뿜고 있는 것이다.
안철수 원장의 이른바 ‘권력의지’에 대해 지금까지 다소 잘못 알려진 대목이 있다. 정치를 할 생각이 없는 ‘순진한’ 사람을 ‘닳고 닳은’ 정치인들이 부추겨 서울시장으로 내세우려 했다는 가설이다.
그러나 지난 9월 초 안 원장이 서울시장 출마를 검토중이라고 밝혔을 때, 안 원장과 만났던 많은 사람들이 “사실은 안철수 원장이 서울시장에 출마하려는 강한 의지를 갖고 있었다”고 증언하고 있다.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이 이달 초 <서울신문>을 통해 “기성 정당으로부터 민심이 떠났는데 안철수 말고 마음 줄 데가 없지 않나. 안철수 원장이 내년 대선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고 말한 것도 그 나름대로 근거가 있는 것이다.
안 원장은 앞으로 어떤 정치적 행보를 보일까? 우선 내년 4·11 총선에 출마할지 여부가 관심거리이다. 박원순 후보처럼 야당 및 시민사회와 결합하는 방식이 있고, 아예 새 인물들을 규합해 신당을 창당하는 방식도 있다. 그 뒤에는 내년 12·19 대통령 선거 출마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그러나 정치가 말처럼 간단하지는 않다. 안철수 원장이 넘어야 할 고비가 몇 가지 있다.
우선, 가혹한 비판의 시험대를 거쳐야 한다. 안형환 한나라당 선대위 대변인은 즉각 “안철수 원장도 정치를 하려면 정정당당하게 사표를 내고 나와 검증 절차를 거쳐야 할 것”이라고 쏘아붙였다. 안철수 원장이 검증이라는 이름의 ‘네거티브’를 당해낼 수 있을까?
둘째, 정책 대안이다. 정치인은 결국 문제를 풀어내는 해법을 제시하는 사람이다. 안 원장은 젊은층의 고통을 함께 느끼고 눈물을 닦아주는 소통의 능력은 가지고 있다. 하지만 일자리, 양극화 등 젊은이의 문제를 풀어줄 해결책을 가지고 있는지는 입증된 바 없다. 셋째, 본인과 지지계층의 정체성 간극이다. 안 원장은 보수나 진보로 재단하기 어려운 인물이다. 대기업을 비판하지만 수천억원대의 재산을 가지고 있다. 안보 분야는 보수적 성향에 가깝다. 굳이 분류하자면 중도보수 성향 정도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최근 여론조사를 살펴보면 그를 지지하는 유권자들은 확실히 진보적인 계층이다. 그가 정치를 하려면 어느 한쪽을 선택해야 한다. 선택은 어느 한 부분을 포기해야 하는 것이다. 아무튼 ‘안철수 변수’는 이제 서울시장 보궐선거 수준을 넘어서서, 2012년 대한민국 정치지형을 뒤흔드는 폭풍으로 서서히 발전하고 있다. 성한용 선임기자 shy99@hani.co.kr <한겨레 인기기사> ■ “이번 선거 ‘과거와 미래’ 대결”…안철수 정치가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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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 정책 대안이다. 정치인은 결국 문제를 풀어내는 해법을 제시하는 사람이다. 안 원장은 젊은층의 고통을 함께 느끼고 눈물을 닦아주는 소통의 능력은 가지고 있다. 하지만 일자리, 양극화 등 젊은이의 문제를 풀어줄 해결책을 가지고 있는지는 입증된 바 없다. 셋째, 본인과 지지계층의 정체성 간극이다. 안 원장은 보수나 진보로 재단하기 어려운 인물이다. 대기업을 비판하지만 수천억원대의 재산을 가지고 있다. 안보 분야는 보수적 성향에 가깝다. 굳이 분류하자면 중도보수 성향 정도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최근 여론조사를 살펴보면 그를 지지하는 유권자들은 확실히 진보적인 계층이다. 그가 정치를 하려면 어느 한쪽을 선택해야 한다. 선택은 어느 한 부분을 포기해야 하는 것이다. 아무튼 ‘안철수 변수’는 이제 서울시장 보궐선거 수준을 넘어서서, 2012년 대한민국 정치지형을 뒤흔드는 폭풍으로 서서히 발전하고 있다. 성한용 선임기자 shy99@hani.co.kr <한겨레 인기기사> ■ “이번 선거 ‘과거와 미래’ 대결”…안철수 정치가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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