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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정치일반

야권연대, 야당에 얼마나 유리할까

등록 2012-03-23 20:52수정 2012-04-18 11:21

서울 노원지역의 야권 단일후보로 선출된 김용민(노원갑·오른쪽부터), 노회찬(노원병), 우원식(노원을) 후보가 22일 오전 국회에서 공동선거대책본부 발족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강창광 기자 chang@hani.co.kr
서울 노원지역의 야권 단일후보로 선출된 김용민(노원갑·오른쪽부터), 노회찬(노원병), 우원식(노원을) 후보가 22일 오전 국회에서 공동선거대책본부 발족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강창광 기자 chang@hani.co.kr
[토요판] 다음주의 질문
2008년이라면 수도권 11곳 역전
지지자들의 흔쾌한 연대가 열쇠
4·11 총선의 기본 구도는 새누리당의 ‘미래권력 박근혜’와 야당의 ‘정권심판론’의 대립이다. 정권심판론의 한 축은 야권연대다. 집권을 목표로 하는 정당이 전국 선거에서 후보를 내지 않는 것은 비정상이다. 그래도 정권심판과 정권교체라는 명분이 더 크다. 서울 관악을 사태로 불거졌던 야권연대 위기 국면은 이정희 통합진보당 대표의 전격 사퇴로 수습되는 분위기다.

그런데 의문이다. 야권연대의 효과는 과연 얼마나 되는 것일까? 실제로 현장에서 뛰는 사람들에게 물어보았다.

경기도 고양에는 모두 4개의 선거구가 있다. 고양은 2010년 6·2 지방선거 때 민주당과 민주노동당, 진보신당이 완벽하게 야권연대를 이뤄냈던 ‘야권연대 모범지역’이다. 일산서구의 민주통합당 김현미 후보는 야권 단일후보 경선에서 통합진보당의 김형근 후보를 이겼다. 김형근 후보는 경선 결과에 깨끗하게 승복하고 김현미 후보의 선거대책위원회에 참여하고 있다. 선거에 필요한 정책을 활발히 제안할 뿐 아니라, 민주노총과 시민사회의 지지를 모으기 위해 적극 나서고 있다.

김현미 후보는 “동네에 돌아다니면 ‘단일화했느냐’고 묻는 30~40대가 많다”며 “연대가 안 됐을 때와 비교하면 5~7%포인트의 상승 효과가 있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야권연대 모범지역답게 후보 단일화의 효과가 확실하게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경남 김해을도 야권연대가 꽤 실효를 거두고 있는 지역이다. 통합진보당의 박봉열 후보를 경선에서 이겨 야권 단일후보가 된 민주통합당의 김경수 후보는 “부산과 경남에서는 과거 민주노동당 때부터 진보정당이 일정한 세를 유지하고 있다”며 “여론조사상 나타나는 5~10%의 진보정당 지지 유권자들이 야권 단일후보를 지지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상당한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봉열 후보도 김경수 후보 선대위원장을 맡는 등 전폭적인 지지에 나서고 있다.

김해을은 지난해 4·27 재보선에서 국민참여당 이봉수 후보가 경선에서 야권 단일후보가 됐는데도 한나라당 김태호 후보에게 2.03%포인트 차이로 패배했던 지역이다. 1년 전과 무엇이 달라진 것일까? 김경수 후보는 “당시에는 민주당과 국민참여당의 경선이었고 민주당 지지자들을 참여당이 포용하지 못했다”며 “이번에는 과거 후보단일화 경험이 축적되어 있는 민주당과 통합진보당이 지난해 말부터 경남 시민사회 주도하에 몇 차례 합의를 거쳐 단일화를 이뤄냈다”고 설명했다.

서울 도봉갑은 2008년에 야권후보 단일화가 됐으면 야당이 이길 수 있었던 곳이다. 이번에는 김근태 전 민주통합당 상임고문의 부인 인재근 후보가 통합진보당의 이백만 후보를 누르고 야권 단일후보가 됐다. 다른 지역과 달리 경선 과정에서 매우 치열한 신경전이 벌어져 양 후보 캠프 사이에 약간의 앙금이 남아 있다. 인재근 후보를 돕고 있는 한반도재단 최상명 사무총장은 “이백만 후보 쪽에서 적극 협조하겠다는 뜻을 밝혀 왔다”며 “야권연대의 틀이 온전히 갖춰지면 5~6%포인트 추가 득표가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야권연대의 위력을 숫자로 확인할 수 있을까? 한나라당이 압승을 거뒀던 2008년 18대 총선 결과를 살펴보았다. 수도권 111개 선거구에서 민주당과 민주노동당, 진보신당의 표를 합치면 야당 후보가 한나라당 후보를 이길 수 있었던 곳은 모두 11개 지역이었다. 서울의 중랑을(김덕규), 도봉갑(김근태), 노원병(노회찬), 마포갑(노웅래), 금천(이목희), 영등포갑(김영주), 관악갑(유기홍), 경기도의 수원권선(이기우), 성남수정(김태년), 성남중원(조성준), 고양덕양갑(심상정)이다. 당락이 뒤바뀌었다면 한나라당(당시 153석)은 142석으로 과반에 미달했을 것이다.

4·11 19대 국회의원 선거 개시일은 3월29일이다. 다음주에는 ‘표심’이 형성될 것이다. 야권연대가 제대로 위력을 발휘하려면 민주통합당 지지자들과 통합진보당 지지자들이 자기 지역구에 출마한 상대 정당 후보를 자기 정당 후보로 흔쾌히 인정해야 한다. 야당 지지 성향이 강한 20~30대 유권자들도 적극 투표에 나서야 한다. 이정희 대표의 사퇴가 이런 흐름을 이끌어낼 수 있을까?

성한용 정치부 선임기자 shy9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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