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혁신 논의 이끌어 줬으면”
일부 의원 제동 걸자 ‘없던 일로’
일부 의원 제동 걸자 ‘없던 일로’
‘문재인 전 후보가 당의 혁신을 이끌어 줬으면 좋겠다.’ 9일 선출된 문희상 민주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이 이런 취지의 발언을 해, 문재인 전 후보의 정치일선 조기 등판 가능성을 두고 당내 논란이 일었다.
문 비대위원장은 당무위-의원총회 연석회의에서 비대위원장에 선출된 뒤 인사말을 통해 ‘문 전 후보는 대선 패배에 대해 무한책임을 져야 하지만, 문 전 후보가 대선 기간 정치혁신을 이야기한 만큼 비대위 내 정치혁신위 정도에서 자기 역할을 해 관련 논의를 이끌고 마무리지어줬으면 좋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발언은 비대위 산하에 설치할 정치혁신위원장으로 문 전 후보를 기용할 수 있다는 뜻을 비친 것으로 받아들여졌다. 일부 의원들이 “그런 문제는 비대위원들과 논의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제동을 걸자, 문 비대위원장은 “(갑작스러운 합의추대로) 당황해 이야기를 많이 했다. 그 이야기는 없었던 것으로 하자”고 서둘러 진화에 나섰다. 문 비대위원장은 뒤이은 기자회견에서 “문 전 후보가 추구한 새정치의 희망은 아직 끊어지지 않았다. 긍정적인 에너지를 소홀히 하지 않고 당이 흡수해 같이 가야 한다는 취지였다”고 거듭 해명에 나섰다.
하지만 비주류 일부에선 문 비대위원장이 문 전 후보의 조기 등판에 앞서 떠보기에 나선 것 아니냐며 발언 진의에 의구심을 표시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문 전 후보가 지난달 30일 광주 5·18 민주묘지를 참배한 자리에서 “비대위가 출범하면 민주통합당이 거듭나고 국민의 정당으로 커 나가는 데 힘을 보태겠다”고 말한 것과 연관지어 보는 시각도 있다. 수도권의 한 초선 의원은 “대선 평가가 나오기도 전에 문 전 후보가 전면에 나서는 것은 당을 분열시킬 수 있는 행위”라고 말했다.
문 전 후보 쪽에선 원론적인 얘기로 확대해석할 필요가 없다는 반응을 내놨다. 문 전 후보와 가까운 한 초선 의원은 “누가 비대위원장이 되는지도 몰랐고, 당연히 사전 협의도 없었다. 문 후보도 지금 나설 생각이 없다”고 했다.
손원제 기자 wonj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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