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53% “내국인도 사찰했을 것”

국정원 해킹 의혹 설문조사

국가정보원의 해킹 프로그램이 내국인 사찰에도 사용됐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국민이 절반을 넘는 것으로 조사됐다.

여론조사 기관인 ‘리얼미터’는 전국 성인 500명을 대상으로 지난 20일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52.9%가 ‘대테러, 대북 업무 외에 내국인 사찰도 했을 것’이라고 답했다고 21일 밝혔다. 국정원의 주장대로 ‘대테러나 대북 공작활동을 위해서만 해킹했을 것’이라는 응답은 26.9%에 그쳤다. ‘잘 모름’은 20.2%다.

60대 이상과 대구·경북 지역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연령층과 지역에서 ‘내국인 사찰에도 사용했을 것’으로 보는 응답이 우세했다. 지지정당별로는 답변 차이가 뚜렷했다. 새누리당 지지층에선 ‘내국인 사찰’(22.6%)보다 ‘대테러·대북용’(54.6%)이라는 응답이 배 이상 높았던 반면, 새정치민주연합 지지층에서는 74.8%가 ‘내국인도 사찰했을 것’이라고 답했다. ‘대테러·대북용’이라는 답변은 3.7%에 그쳤다. 무당층에서도 ‘내국인 사찰’ 68.2%, ‘대테러·대북용’ 15.2%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는 휴대전화·유선전화 임의걸기 자동응답 방식으로 진행했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4.4%포인트다.

황준범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