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철우 ‘국정원 출신’ 박민식 ‘안기부 수사 경력’
안철수 ‘IT 전문가’ 신경민 ‘국정원 저격수’
국정원 해킹 의혹 놓고 정면충돌
(왼쪽부터) 안철수, 신경민, 이철우, 박민식
“이철우 의원님은 어떻게 모든 걸 잘 알고 있나요. 혹시 국정원이 야당에는 감추고 이 의원에게는 일일이 보고하나요?”
국회 정보위 여당 간사인 이철우 새누리당 의원은 22일 오전 <교통방송>(TBS)에 출연해 국가정보원 해킹 논란에 대해 얘기하던 중, ‘청취자 요청’이라며 이런 질문을 받았다. 이 의원은 이에 “제가 국정원에서 오래 일을 했기 때문에 알고있는 것”이라며 “야당에서도 질문하면 국정원에서 답변해준다”고 말했다. 이 의원이 최근 국정원 방어에 얼마나 앞장서고 있는지 보여주는 풍경이다.
국정원 출신인 이 의원(재선)은 초선 때부터 줄곧 국회 정보위 여당 간사를 맡아 국정원 관련 사건 때마다 “국정원 대변인” 소리를 들을 정도로 적극 방어에 나서왔다. 이번에도 그는 야당의 해킹 자료 요구에 “해킹 관련 자료 전체를 요구하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했고, ‘국정원 직원 일동’ 명의 성명에 대한 비판 목소리에도 “오죽 답답했으면 그랬겠냐”며 ‘친정’을 옹호했다.
박민식 의원은 이 의원과 함께 여당의 양대 ‘방패’로 꼽힌다. 2005년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 검사 시절 ‘안기부 도청 사건’을 수사해 임동원·신건 두 전직 국정원장을 구속시킨 그는, 이번 사건에선 거꾸로 “야당의 의혹제기는 터무니 없다”며 국정원 지원사격에 나섰다. 그는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팩트를 따라 움직이는 것일 뿐”이라고 말했다.
야당의 ‘창’은 ‘정보통신(IT) 전문가’ 안철수 의원과 ‘국정원 저격수’로 꼽히는 신경민 의원이다. 새정치민주연합 국민정보지키기위원장인 안 의원은 지난 21일 국정원이 구매·운용한 해킹프로그램인 ‘리모트컨트롤시스템(RCS)’의 로그파일을 포함한 7개 분야 30개 자료를 꼼꼼히 적시하면서 이를 제출하라고 국정원과 에스케이텔레콤에 요청했다. 안 의원이 요구한 자료 목록에는 핀피셔, 페가서스, 티엔아이(TNI), 아르에이브이에스(RAVS) 등 유사 해킹프로그램의 구매 및 운영에 관한 자료도 포함되는 등 보안전문가로서의 진가를 발휘하고 있다.
안 의원이 ‘컨트롤타워’라면 신 의원은 ‘야전 지휘관’이다. 국회 정보위 야당 간사인 신 의원은 2013년 초선의원 신분으로 국정원 선거개입 진상조사특위 위원장을 맡았던 경험을 살려 국정원 내부 정보 수집과 정보위 차원의 대응 전략을 지휘하고 있다. <문화방송>(MBC) 기자 출신인 신 의원은 정확한 공격포인트를 설정해 전·현직 국정원장과 해킹 공작 지휘라인의 주요 인물을 청문회 증언대에 불러세우는 데 주력하고 있다.
황준범 이세영 기자 jaybee@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