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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정치일반

일자리 44번, 청년 33번…감성·통계로 ‘추경 시급성’ 호소

등록 2017-06-12 22:26수정 2017-06-12 23:22

“제발 면접이라도 한번 봤으면…”
청년들 절절한 현실 직접 스크린에
체감실업률 24%·최하위 소득 5.6%↓
실업률·소득불평등 구체 수치 제시
살인업무 소방관·집배원 등 충원에
여성·노인 공공일자리 확충 약속도

한국당 “국민우롱 인사 철회” 항의
일부 의원들 빼곤 박수도 안쳐
문재인 대통령이 12일 오후 국회에서 추가경정예산안 통과를 당부하는 내용의 시정연설을 하고 있다. 강창광 기자 chang@hani.co.kr
문재인 대통령이 12일 오후 국회에서 추가경정예산안 통과를 당부하는 내용의 시정연설을 하고 있다. 강창광 기자 chang@hani.co.kr
“제발 면접이라도 한 번 봤으면 좋겠어요.”

12일 문재인 대통령이 추가경정예산안에 관한 시정연설을 시작하자 국회 본회의장 스크린에는 청년실업의 고통을 담은 절절한 문구가 올라왔다. 대통령이 추경안을 국회에서 직접 설명하는 첫 사례였고, 연설 내용을 부연하는 슬라이드를 띄운 것도 처음이었다.

“고단한 우리 삶 바꿔야” 감성적 설득 문 대통령 시정연설의 화두는 ‘청년’과 ‘일자리’였다. 문 대통령은 “열심히 공부해서 대학에 입학했고 입시보다 몇 배 더 노력하며 취업을 준비”하는 ‘헬조선 청년’들의 신산한 삶을 끄집어냈다. 소방관과 집배원의 살인적인 업무 강도를 사례로 들어 공공부문 일자리를 늘리겠다는 구상도 부각시켰다. 문 대통령은 “이렇게 국민들의 고달픈 하루가 매일매일 계속되고 있다”며 “이 분명한 사실을 직시하고 제대로 맞서는 것이 국민들을 위해 정부와 국회가 해야 할 일”이라고 말했다. 이 대목에서 첫번째 박수가 나왔다.

※이미지를 누르시면 확대됩니다
문 대통령은 “지난 4월 기준 청년실업률은 통계 작성 이후 최고치인 11.2%”, “체감실업률은 최근 3개월간 24% 안팎”, “소득 하위 20%에 해당하는 1분위 계층의 소득이 2016년 5.6% 줄어든 반면, 상위 20% 계층 소득은 2.1% 증가” 등 청년실업과 소득불평등 상황을 구체적 수치를 제시하며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특히 “일할 기회조차 갖지 못하는 지금의 청년 세대를 두고 ‘부모세대보다 못사는 첫번째 세대’가 될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온다”며 “가슴이 미어지는 얘기다. 청년 일자리는 자식들의 문제이자 부모의 문제다. 국회가 함께 팔 걷어붙이고 나서주실 것을 간곡히 당부한다”고 국회 협조를 압박했다.

“청년뿐만 아니라 여성·어르신 위한 추경” 문 대통령은 소방관, 복지공무원, 근로감독관, 경찰관, 부사관, 군무원, 집배원, 가축방역관 등 국민 안전과 민생 현장에 필요한 중앙·지방 공무원 1만2천명을 충원하겠다고 밝혔다. 대선 기간에 약속했던 공공부문 일자리 확충의 구체적인 직역을 직접 제시한 것이다. 중소기업 사업주와 근무자가 공동으로 공제금을 적립하면 복리이자를 더해 성과보상금 형태로 돌려주는 내일채움공제 수혜 인원 확대, 창업 실패 ‘재기지원펀드’ 등도 구체적으로 언급했다. ‘여성을 위한 추경’이라며 국공립 어린이집 360곳 신규 설치, 어린이집 교사 5천명 충원 등을 약속했다. 문 대통령은 또 “추경으로 효도하겠습니다”라며 노인 공공일자리를 3만개 늘리고 일자리 수당을 월 22만원에서 27만원으로 인상하며, 전국 47곳인 치매안심센터를 252개로 늘리겠다고 약속했다.

일자리, 청년, 국민을 주로 언급 문 대통령이 시정연설 29분 동안 가장 많이 언급한 낱말은 ‘일자리’(44회)와 ‘청년’(33회)이었다. 그밖에 ‘국민’(24회), ‘정부’(20회), ‘추경’(19회), ‘국회’(17회), ‘고용’(11회), ‘실업’(11회) 등이다. 박수는 14차례 나왔다. 김학용·장제원 의원 등 몇몇을 뺀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거의 박수를 치지 않았다. 자유한국당 의원 전원은 “국민우롱 인사지명 대통령은 철회하라”는 구호가 적힌 종이를 문 대통령에게 보이는 쪽으로 각자의 컴퓨터에 붙여 새 정부 장관 인선에 항의했다. 문 대통령은 연설을 마친 뒤 국회 의석 중앙과 주변을 두루 돌며 여야 의원들과 악수했다.

김태규 이경미 김규남 기자 dokb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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