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재협상 안 한다더니…해명해야”
추석 연휴에 터져나온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 합의 소식과 관련해 청와대는 8일 “개정 협상이 시작된 것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국민의당은 ‘선 평가 후 재협상’을 주장했던 정부가 ‘급선회’를 한 배경을 따져물었고, 보수 야당은 한-미 에프티에이 체결에 반대했던 문재인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의 과거 행적을 비판하고 나섰다.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은 8일 서면브리핑을 통해 “일부 언론은 ‘트럼프 대통령의 에프티에이 폐기 압박에 (한국이) 백기 들었다’고 보도하고 있지만 전혀 사실과 다르다. 한-미 양국은 에프티에이 개정 절차 추진에 합의한 수준에 불과하다”며 “우리 정부는 개정협상 개시를 위한 통상절차법에 따른 국내 절차를 착실히 진행해 나갈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정부가) 재협상을 하지 않겠다고 하더니 갑자기 협상을 하게 됐다. 무능력해서 몰랐는지, 아니면 이면 합의가 있었는데 속인 것인지 정확한 해명을 요구한다”며 날을 세웠다.
보수야당은 문 대통령을 비롯해 민주당이 과거 야당 시절에 주장했던 “에프티에이 재협상” 발언을 집중적으로 문제 삼았다. 정우택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야당 시절 ‘투자자-국가소송’(ISD) 조항 등을 두고 독소조항, 굴욕협상이라고 주장했다. 이제는 협상 당사자가 된 만큼 해당 조항들을 어떻게 할 것인지 국민들에게 밝혀야 한다”고 요구했다. 주호영 바른정당 원내대표도 통화에서 “국익을 위해 앞으로 협상팀을 응원하겠다”면서도 “노무현 대통령이 한-미 에프티에이를 시작했는데, 이명박 정부로 정권이 바뀌자 지금의 여당은 ‘에프티에이로 나라를 팔아먹었다’며 정략적으로 이용했다”고 비판했다.
민주당은 야권에 ‘초당적 협력’을 요청하면서도 곤혹스러운 분위기다. 야당 시절 한-미 에프티에이의 독소조항으로 제기했던 투자자-국가소송, 역진방지(래칫) 조항 등 10개 항목의 개정 요구도 부담으로 안게 됐다.
김남일 최혜정 기자 namfic@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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