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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정치일반

“대한민국에 큰 축복이었다”…‘인간 이희호’ 기억하며 애도

등록 2019-06-11 19:25수정 2019-06-11 21:23

“한반도 평화 완성 몫 다하겠다”
“굳건하고 강인한 내면 가진 분”
화합 강조한 고인 유지 받들듯
이념·정파·종교 초월한 추모물결

“귀국하는 대로 찾아뵙겠다”
문 대통령, 비서실장 통해 조의
노영민 대통령비서실장과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김수현 정책실장 등 청와대 조문단이 11일 오후 서울 신촌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이희호 김대중평화센터 이사장 빈소를 찾아 조문하고 있다. 김정효 기자 hyopd@hani.co.kr
노영민 대통령비서실장과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김수현 정책실장 등 청와대 조문단이 11일 오후 서울 신촌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이희호 김대중평화센터 이사장 빈소를 찾아 조문하고 있다. 김정효 기자 hyopd@hani.co.kr
1세대 여성운동가이자 민주 투사였던 이희호 김대중평화센터 이사장의 빈소가 마련된 서울 신촌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는 이념과 정파, 종교의 차이를 넘어선 추모 물결이 이어졌다. 시민들도 인권과 민주주의를 위해 불굴의 의지로 싸워온 이 이사장을 기리며 흰 국화를 영정 앞에 놓았다.

조문 첫날인 11일, 빈소 분위기는 차분했다. 조문객들은 빈소에 둘러앉아 이 이사장의 파란만장한 삶에 대한 저마다의 기억을 나눴고, 고인의 삶과 정신을 잇겠다는 다짐을 안고 돌아갔다. 오전 10시40분쯤 빈소를 찾은 문희상 국회의장은 조문을 마친 뒤 “김대중 전 대통령과 함께 엄혹한 시절을 극복하는 삶을 살아오신 당신께 이루 말할 수 없이 감사하다. 남은 우리가 두 분이 원하셨던 세상, 자유와 정의, 민주주의와 인권, 한반도 평화의 완성을 위해 몫을 다하겠다”며 눈물을 글썽였다.

조문을 온 정치권 인사들은 김 전 대통령의 정치적 동지인 이 이사장을 기리며 그의 유지를 받들겠다고 입을 모았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지도부와 함께 조문한 뒤 “유족들께 이 여사님이 그동안 아주 훌륭하게 잘 살아오신 것을 우리가 본받겠다고 말씀드렸다. 얼마 전 뵀을 때만 해도 건강하셨는데…”라며 안타까워했다. 비슷한 시각, 빈소를 찾은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는 “평생 민주주의와 인권을 위해 헌신하신 이희호 여사님의 소천에 저와 한국당은 깊은 애도의 말씀을 드린다. 그동안 남기셨던 유지들을 저희가 잘 받들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은 북유럽 3국을 순방 중인 문재인 대통령의 조의를 전달했다. 노 비서실장은 이 이사장의 차남 김홍업 전 의원의 손을 붙잡고 위로하며 “문 대통령은 귀국하시는 대로 찾아뵐 것”이라고 전했다. 이낙연 국무총리도 빈소를 찾아 “이 여사님은 원칙을 지키고 굳건하게 투쟁의 길을 독려하시는 굉장히 강인한 내면을 가진 분이었다. 그런 분이 김 전 대통령 옆에 계셨다는 것이 그 시대 대한민국 민주화를 위해 큰 축복이었다”고 회고했다. 이 총리는 문재인 대통령의 당부로 공동장례위원장을 맡게 됐다.

김 전 대통령과 정치 역정을 함께했던 동교동계 정치인들의 발길도 이어졌다. 한화갑 한반도평화재단 총재는 “김대중 대통령의 당선은 이 여사님의 내조와 동지애의 결실이다. 따라서 김대중 정부는 김대중·이희호의 공동 정부라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했다. ‘동교동계 막내’로 통하던 설훈 민주당 최고위원은 유족들과 나란히 서서 조문객을 맞았다.

여성 조문객들은 ‘김대중의 아내 이희호’에 가려져 있던 ‘인간 이희호’ ‘지도자 이희호’를 이야기했다. 추미애 전 민주당 대표는 “우리 사회는 그동안 이 여사를 김대중 전 대통령의 아내로 생각했지, 그 개인에 주목해 본 적이 없다. 남은 사람들이 이 여사를 제대로 조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동장례위원장을 맡은 장상 전 이화여대 총장은 이날 오후 기자들과 만나 “추도사를 쓰려고 보니 이 여사님이 이 시대의 정신을 온몸으로 구현하면서 ‘여성’ 지도자를 넘어 지도자로서 우리 시대를 대표했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고 말했다. 법륜 스님, 김희중 대주교 등 종교계 인사들의 발길도 이어졌다. 고 이한열의 어머니 배은심씨도 빈소를 찾았다. 20대 대학생, 중년 부부 등 일반 시민들의 추모도 계속됐다.

이지혜 기자 godo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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