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낙청 서울대 명예교수가 여권 일각에서 제기하는 ‘비례민주당’ 창당론과 진보진영 일부가 제안한 ‘선거연합정당론’ 모두를 비판하면서, 지역구 선거와 정당투표의 ‘전략적 분할투표’를 제안했다.
백 교수는 지난 29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의병론’으로 포장된 민주당 일부의 비례위성정당 창당론을 겨냥해 “(민주당이) ‘의병’ 운운하지만 원래 의병은 벼슬 하자고 나오는 집단이 아니다. 또 여기저기서 ‘의병’이 나와서 제각기 후보를 내다보면 개인적 야심이 작용하는 경우도 있고, 민주당 인사를 대거 당선시키겠다는 애초 의도는 관철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백 교수는 그러면서 “굳이 ‘의병’을 모집하려면 위성정당을 만들기보다, 열성 지지자들이 여기저기서 자발적인 모임을 만들어서 미래한국당 당선자 수를 어떻게 줄일지 토론해서 결정하는 게 낫다. 간단한 셈법만 동원해도 민주당 비례대표 한두 명 더 당선시킬 표수면 우호정당의 의석수를 10석 이상 늘려줄 수 있고 원외정당의 국회입성을 성취할 수도 있다”고 조언했다. 민주당의 병립형 비례대표 의석 6~7석을 만들기 위해 정당투표를 민주당에 몰아주느니, 정의당이나 민중당, 녹색당, 미래당 등 소수정당의 득표율을 두자릿수로 끌어올려 미래통합당의 연동형 의석수를 최소화하는 게 전략적 합리성에 부합하는 선택이란 얘기다.
백 교수는 함세웅 신부와 이부영 전 의원 등 진보진영 일부에서 제안한 민주당과 진보성향 소수정당의 ‘선거연합정당론’에 대해서도 “(비례민주당 같은) 꼼수 정당과는 성격이 다르지만, (시간적으로) 현실성이 별로 없는 제안”이라며 “냉정을 되찾아 지역구선거에서 민주당의 선전과 정당명부제 투표에서 우호세력의 약진을 위한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백 교수는 최근 진보·개혁 진영 전체가 겪는 정치적 곤궁함에는 민주당의 책임이 크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그는 “초조와 오만이 겹치면 온갖 저 죽을 꾀가 나오게 마련이다. 민주당이 지금 하는 짓이 딱 그렇다. ‘초조’는 매사에 민주당을 중심에 두는 잘못된 프레임에서 오고, ‘오만’은 실제로 이 나라 적폐의 상당부분을 내장하고 있는 정당이 ‘촛불’의 열매만 따먹으면서 아무런 참회도 안 한 데서 오는 것이다. 참회부터들 좀 하시라”고 꼬집었다.
이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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