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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정치일반

황교안 “차명진, 지금부터 우리당 후보 아니다”

등록 2020-04-11 01:15수정 2020-04-11 01:25

당 윤리위 ‘솜방망이’ 징계
비난 여론 거세지자 심야 입장문
당내 반발·부동층 의식한 듯
서울 종로에 출마한 미래통합당 황교안 대표가 10일 서울 종로구 대학로 마로니에공원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당내 잇따르고 있는 망언을 사과하기 위해 신발을 벗고 큰절하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 종로에 출마한 미래통합당 황교안 대표가 10일 서울 종로구 대학로 마로니에공원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당내 잇따르고 있는 망언을 사과하기 위해 신발을 벗고 큰절하고 있다. 연합뉴스
황교안 미래통합당 대표가 세월호 유족 모욕 발언으로 당 윤리위원회의 ‘탈당 권유’ 징계를 받은 차명진(경기 부천병) 후보와 관련해 “지금부터 차 후보는 더이상 우리 당 후보가 아님을 분명히 한다”고 밝혔다.

황 대표는 10일 밤늦게 입장문을 내어 “차 후보에 대해서는 지난 최고위에서 최고 수위의 징계(제명)라는 정치적 결정을 내린 바 있다”라며 “국민들께서도 이미 차 후보의 후보 자격을 박탈했다고 생각한다. 정치는 국민의 아픔을 치유하고, 국민을 행복하게 하는 것이다. 국민을 화나게 하고 마음 아프게 하는 정치는 이 땅에서 사라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통합당 윤리위원회는 이날 세월호 유족 모욕 발언으로 제소된 차 후보에게 제명이 아닌 ‘탈당 권유’ 처분을 내린 바 있다. 윤리위는 보도자료를 통해 “차 후보가 부적절한 발언을 해 당에 유해한 행위를 한 사실이 인정된다”라면서도 “상대 후보의 ‘짐승’ 비하 발언에 대해 방어하고 해명하는 측면에서 사례를 인용한 것”이라며 ‘탈당 권유’ 처분을 내린 이유를 설명했다. 윤리위의 이런 결정으로 차 후보는 당적과 후보직을 유지한 채 총선을 치를 수 있게 됐다.

윤리위의 이런 결정에도 불구하고 황 대표가 심야에 강도 높은 메시지를 낸 것은 차 후보의 망언뿐 아니라 윤리위의 결정 자체가 중도층·부동층 표심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앞서 김종인 당 총괄선대위원장이 윤리위의 결정 직후 “한심하다”며 노골적으로 불만을 표시했지만, 황 대표는 “관련한 분들과 숙의하겠다”는 어정쩡한 입장을 내놓았다. 이 때문에 당내에서는 당 대표 책임론은 물론 수도권 총선 참패를 우려하는 당내 반발이 빗발쳤다. 유승민 통합당 의원도 이날 서울 마포을 지원 유세 뒤 기자들과 만나 “도저히 해서는 안 되는 막말들이 수도권 선거에 굉장히 안 좋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이제는 김종인 선대위원장과 황교안 대표 두 분이 결단을 내려야 할 문제”라고 촉구했다.

황 대표와 김종인 위원장은 11일 조찬 회동을 열어 차 후보 사태를 포함해 선거 막판에 불거지고 있는 악재에 대한 대응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김미나 기자 min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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