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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과학 미래

‘5G 이통’ 첫발, 6G 되면 뭐가 바뀌나?

등록 2019-04-25 13:45수정 2019-04-25 14:12

세대별 통신망의 진화 내용. 5G 서비스는 애초 계획보다 1년 빠른 2019년 개시되었다.
[구본권의 사람과디지털]
현재보다 20배 빠른 속도, 낮은 대기시간
이용자 실감할 서비스 아직은 부재
5G와 6G에선 통신 주체 사람보다 ‘기계’ 고려
5세대(5G) 통신 상용화 서비스가 시작됐다. 지난 3일과 4일 한국과 미국이 각각 5세대 서비스를 개통하며 ‘세계 최초’를 놓고 신경전이 일기도 했다. 한국, 미국에 이어 일본, 중국 등이 5세대 이동통신 서비스 주도권 선점을 놓고 경쟁중이다.

현재의 4세대(4G) 이동통신으로도 끊김없는 실시간 동영상 시청 등 충분히 빠른 속도와 안정성을 경험하고 있는데, 5세대 이동통신에선 무엇이 달라질까?

5G 서비스가 개시된다고 해도, 현재 4G(LTE) 서비스 품질 수준에 대부분의 이용자들이 만족한 상태이기 때문에 3G, 4G 때와 같은 대대적 교체를 예상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3G 스마트폰 사용자들도 적지 않은데, 최신 단말과 실시간 동영상을 선호하지 않으면 3G 이용도 큰 불편이 없는 게 현 서비스 수준이다.

실제로 현재 5세대 이통 서비스가 장점으로 내세우는 변화 또한 이용자가 현재 수준에서 그 변화와 필요성을 체감하기 어려운 ‘미래의 서비스’ 또는 ‘산업용’인 경우가 많다. 하지만 신설 도로가 새로운 교통흐름과 수요를 만들어내듯, 향후 5G 통신을 이용할 킬러서비스가 등장하고 이용률 또한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4G 통신 품질이 만족스러워도 5세대 통신망이 개발되고 서비스된 것처럼 기술 발달은 멈추지 않는다. 5세대가 발을 뗀 상태이지만, 이미 6세대 이동통신을 향한 연구와 국제적 경쟁이 진행되고 있다. 5세대도 실감할 만한 구체적 서비스가 나오지 않은 상태에서, 6세대 이동통신은 어떤 미래를 가져올까?

문재인 대통령이 8일 오전 서울 송파구 올림픽 공원 K-아트홀에서 열린 ‘‘세계 최초 5G 상용화, 대한민국이 시작합니다‘‘ 행사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8일 오전 서울 송파구 올림픽 공원 K-아트홀에서 열린 ‘‘세계 최초 5G 상용화, 대한민국이 시작합니다‘‘ 행사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과학기술전문매체 ‘MIT 테크놀로지’는 지난 19일, 독일 브레멘 야콥스대학의 라츠반-안드레이 스토이카와 쥐세페 아브로이가 아카이브(arXiv)에 실은 논문('6G: the Wireless Communications Network for Collaborative and AI Applications')을 통해, 6세대 통신의 미래를 소개했다. 스토이카와 아브로이는 논문에서 5세대 통신의 한계를 구체화하고, 이러한 한계 요인들이 6세대 통신 개발을 촉진하는 동인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사물인터넷’ ‘만물인터넷’ ‘인공지능’이 키워드다.

첫째, 무엇보다 속도와 처리용량이다. 5세대 통신은 4G보다 약 20배 빠른 속도를 구현한다. 4G가 다운로드시 초당 28메가비트의 속도인 데 비해, 5G는 초당 600메가비트로 작동한다. 또한 4G 기지국은 약 4000개의 연결을 처리할 수 있는데 비해 5G 기지국 한곳은 최대 100만개를 처리할 수 있다. 이러한 특징은 대규모 군중집회, 스포츠경기, 팝스타 콘서트처럼 일시적으로 한 곳에 엄청난 인파가 몰리는 상황에서 기술적 차이가 단적으로 드러나게 된다. 또한 한 기지국에서 100만개 넘는 연결을 처리할 수 있다는 것은 본격적으로 사물인터넷을 구현할 수 있는 기반 기술이 마련됨을 의미한다.

둘째, 대기시간(latency) 감소로 인한 실시간 반응 속도다. 4세대 통신에서는 약 50밀리세컨드(1천분의 1초)였던 대기시간이 5세대에선 1밀리세컨드로 단축된다. 현재 수준에서는 일반적 이용자들이 5세대 통신의 개선을 가장 실감나게 확인할 수 있는 차별점이기도 하다. 게임 조작이나 영상통화, 가상현실 서비스 등에서 5G 장점을 잘 드러나는 요소로 홍보되고 있다. 하지만 기지국와 단말기간의 대기시간은 단축가능해도, 기지국간 트래픽에는 변수가 너무 많아 단축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있다.

이런 5G의 특징은 더 많은 전력 소요로 이어져, 단말기의 배터리 수명도 현재보다 10배 늘어나야 한다는 요청을 받고 있다.

2030년 상용화로 예상되는 6세대 통신에서 다운로드 속도는 초당 1테라비트로 업그레이드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하지만 스토이카와 아브로이에 따르면, 가장 큰 변화는 인공지능 기기들간의 복잡한 소통과 협업의 처리기능이다. 대표적인 게 자율주행차다. 하루에 차량 수백만대가 운행하는 서울과 같은 대도시가 자율주행 환경에서 처리해야 할 데이터 용량과 속도는 엄청난 규모다. 자율주행차는 주행주인 도로 상황과 주변 차량 정보만이 아니라 자전거와 보행자, 음영지역의 정보까지 실시간으로 지연시간 없이 처리해야 한다. 교차로에 진입하는 순간마다 실시간으로 사물통신용 네트워크를 생성하고 데이터 처리이후 바로 폐기해야 한다. 스토이카와 아브로이는 이런 기능이 5세대 통신망에서는 구현하기 어려워 6세대 통신의 주요한 개발 수요가 될 것이라고 본다. 사람의 지시 없이 자율적으로 인지, 판단, 행동하는 인공지능 주체가 상호 소통하고 처리하는 수요가 향후 통신수요의 대부분을 차지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러한 미래 통신수요 예측은 현재의 자율주행차 기술 개발에도 영향을 끼치는 요소다. 개별 차량이 차량내 장치를 통해 특정 상황에서 자율주행을 할 수 있어도, 다른 차량 및 다양한 교통정보를 처리하면서 완전 자율주행을 할 수 있는 시점은 6세대 통신의 서비스 시기와 연계된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4G까지는 이동통신의 서비스 대상과 이용주체가 사람이었지만, 5세대 이후부터는 통신의 주체와 서비스 목표가 사람이 아닌 인공지능과 사물인터넷으로 달라지고 있다.

구본권 선임기자 starry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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