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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과학 미래

로봇이 욕해도, 사람 성적 떨어진다

등록 2019-11-21 15:35수정 2019-11-21 15:55

[구본권의사람과디지털]
카네기멜론대 연구진, ‘로봇과 인간 상호작용’ 연구논문
“로봇과 사람이 서로 다른 목적 지닐때 상호작용 연구”
로봇과 사물인터넷 대중화될 때 중요한 ‘로봇과의 소통법’
카네기멜론대 연구진이 휴머노이드 로봇과 게임을 진행하면서 로봇이 말하는 바에 따라, 상대인 사람이 어떤 영향을 받는지 연구했다. 웃는 표정의 페퍼가 쏟아내는 말은 친근한 게 아닐 수 있다. 카네기멜론대 제공.
카네기멜론대 연구진이 휴머노이드 로봇과 게임을 진행하면서 로봇이 말하는 바에 따라, 상대인 사람이 어떤 영향을 받는지 연구했다. 웃는 표정의 페퍼가 쏟아내는 말은 친근한 게 아닐 수 있다. 카네기멜론대 제공.

로봇의 비난과 칭찬도 사람의 말처럼 우리에게 영향을 끼친다. 로봇의 정해진 대응이라고 해도, 사람들은 로봇의 응대 태도에 상당한 영향을 받는다는 것이 연구논문을 통해 확인됐다.

로봇과 사람이 게임을 하는 상황에서 로봇이 상대를 무시하거나 모욕하는 말을 할 때와 상대를 칭찬하는 말을 할 때, 결과가 사뭇 달랐다. 사람이 소프트뱅크의 휴머노이드 로봇 페퍼와 게임을 하는 상황에서 페퍼는 사람이 플레이할 때 “형편없는 게이머” “지저분한 플레이”라는 말로 상대를 무시했다. 그 결과 사람의 게임 성적이 낮아졌고, 반대로 페퍼가 게이머를 잘했다고 격려하는 상황에서는 성적이 높아졌다. 실험 참여자들은 페퍼가 프로그래밍된 대로 반응할 뿐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지만, 일관된 결과가 나타났다.

실험은 게임이론과 합리성을 테스트해볼 수 있는 슈타켈버그 게임의 일종인 ‘경비원과 보물’이라는 게임을 통해 진행됐다. 40명의 참여자들은 각각 로봇과 35차례 게임을 진행했다. 게임이 거듭될수록 인간의 합리성은 높아졌지만 로봇의 긍정적 반응, 부정적 반응에 따라 플레이어의 성적은 영향을 받았다.

기존에 개인의 성과가 다른 사람들이 말하는 바에 의해 영향을 받는다는 연구는 정설로 확립되었지만, 사람이 로봇의 반응에도 유사하게 영향을 받는다는 걸 입증한 연구는 없었다.

2035년을 배경으로 한 할리우드의 에스에프(SF) 영화 <아이로봇>은 자율적인 판단과 실행 능력을 갖춘 인공지능 로봇이 등장해 사람의 지시를 따르지 않는 상황을 배경으로 한다. <한겨레> 자료사진.
2035년을 배경으로 한 할리우드의 에스에프(SF) 영화 <아이로봇>은 자율적인 판단과 실행 능력을 갖춘 인공지능 로봇이 등장해 사람의 지시를 따르지 않는 상황을 배경으로 한다. <한겨레> 자료사진.

이번 논문의 공동저자인 카네기멜론대 소프트웨어연구소 페이 팽 교수는 “사람과 협력을 원치않는 로봇과 상호작용하는 방법에 대한 최초의 연구라는 점에서 가치를 지닌다”고 카네기멜론대 공식 블로그를 통해 밝혔다. 이번 연구는 인공지능 로봇과 사물인터넷 기기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미래 환경에서 인간과 로봇의 보편적 상호작용 방식에 대한 접근이라는 점에서 중요하다. 팽 교수는 “가정용 비서로봇은 사용자에게 협조적일 것으로 기대되지만, 온라인쇼핑처럼 로봇과 사람은 서로 다른 목적을 품은 채 상호작용하게 되는 상황에서 유용한 연구”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사람이 상대가 기계라는 것을 알고 있어도 성과에 영향을 받는다는 걸 보여주는 연구로, 향후 기계를 이용한 학습, 정신 치료, 반려로봇 연구 등에 활용될 수 있다. 연구진은 앞으로 휴머노이드 형태의 로봇과 컴퓨터 형태의 로봇일 때 사람의 반응이 어떻게 달라질지도 연구 과제라고 밝혔다.  카네기멜론대의 아론 로스가 주도한 이 연구논문은 지난달 인도 뉴델리에서 열린 국제전기전자공학회(IEEE) 로봇-인간 상호작용 국제회의에서 발표됐다. 

구본권 선임기자 starry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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