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의 장기적 영향으로 세계 국내 총생산(GDP)이 2100년까지 37% 격감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기후변화를 어느 정도 완화하고 중간 정도의 사회경제 발전을 이뤄도 이번 세기말까지 세계의 국내총생산(GDP)이 37%까지 급감할 것이라는 추산이 제시됐다. 10여년 전 분석 결과보다 그 피해가 6배가 늘어났다.
영국과 미국, 스위스, 오스트리아, 독일 등 국제공동연구팀은 7일 “지구온난화와 기후변화의 단기적 영향만을 고려한 기존 분석 방법을 개선해, 기후변화 피해의 장기적 경제영향을 변수에 넣어 계산해보니 2100년까지 세계 경제손실이 이전 분석보다 6배 많을 것으로 추산됐다”고 밝혔다. 연구팀 논문은 국제학술지 <환경연구회보>(Environmental Research Letters) 6일(현지시각)치에 실렸다.(DOI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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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088/1748-9326/ac1d0b)
연구팀은 10년 전 나온 기후변화 영향 분석 모델인 ‘페이지09’(PAGE·온실효과 정책 분석) 등을 개선한 ‘페이지-아이스’(PAGE-ICE)라는 최신 통합평가모델을 사용했다. 페이지-아이스에는 2014년에 발표된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 5차 종합평가보고서에 담긴 기후과학 및 경제학에 관한 여러 업데이트 사항들과 북극 영구동토층, 해빙 같은 빙권 요소의 되먹임(피드백) 등 새로운 통계 프로그램들이 포함돼 있다.
연구팀이 분석틀로 삼은 페이지-아이스와 이전 모델인 페이지09의 비교. 페이지-아이스에는 이전 모델에 비해 기후변화의 장기적 영향을 분석할 수 있는 다양한 요소들이 추가됐다. ’환경연구회보’ 제공
연구팀은 이산화탄소 추가 배출에 따른 세계 경제손실을 나타내는 지표인 ‘이산화탄소의 사회적 비용’(SCCO₂)을 사용했다. 연구팀은 IPCC 보고서에서 온실가스 배출에 따른 사회경제적 변화를 추정하는 공통사회경제경로(SSP) 가운데 기후변화가 어느 정도 완화되고 중간 정도의 사회경제 발전이 이뤄지는 ‘SSP2-4.5’ 경로를 전제로 분석했다.
연구팀이 페이지-아이스로 분석해보니 페이지09로 분석했을 때보다 SCCO₂ 값이 두배 많은 2097∼2846달러 범주로 계산됐다. 이산화탄소 1톤을 추가로 배출할 때마다 경제손실이 최고 3천달러 가까이 발생한다는 뜻이다.
경제에 대한 기후변화 영향의 지속성에 따른 세계 국내총생산(GDP) 감소 추정. 임페리얼칼리지런던 제공
또 페이지-아이스로 기후변화의 장기적인 경제영향을 분석한 결과 2100년까지 세계 지디피가 기후변화가 없을 경우보다 37% 급감하는 것으로 추산됐다. 1929년 세계에 대공황이 닥쳤을 때보다 2배 이상이다. 또 기후변화의 단기 영향만을 고려한 이전 페이지09 모델이 제시했던 6%에 비해 6배 많은 값이다.
연구팀은 기후변화가 장기적으로 경제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고, 사회가 얼마나 잘 적응할 수 있을지에 대한 불확실성 때문에 지구온난화와 기후변화의 경제적 비용이 더 커질 수 있어 세계 지디피는 최악의 경우 51%까지 격감할 수 있다고 밝혔다.
논문 저자인 유니버시티칼리지런던의 크리스 브리얼리 연구원은 “기후변화가 장기적으로 경제 성장에 미치는 영향을 정확히 알기는 어렵지만 대부분 경제 모델들이 가정하는 것처럼 제로는 아닐 것”이라고 <비비시>(BBC)에 말했다.
논문 교신저자인 임페리얼칼리지런던의 자모 킥스트러 연구원은 “기후변화에 의한 경제적 영향은 기후위기에 대처하기 위해 배출 감축 등 국가가 얼마나 준비했는지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이근영 기자
kylee@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