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의 찬드라얀 3호가 달 남극 인근 표면에 착륙한 직후 찍은 달 표면 사진. 인도우주연구기구 제공
사상 첫 달 남극 착륙에 성공한 인도의 찬드라얀 3호가 첫 달 표면 사진을 보내왔다.
인도우주연구기구(ISRO)는 24일
찬드라얀 3호가 달 표면에 착륙한 지 약 4시간 후 엑스(옛 트위터)를 통해 착륙선 다리와 그 그림자가 포함된 달 표면 사진을 공개했다.
우주연구기구는 이와 함께 착륙선이 고도를 낮추는 과정에서 찍은 표면 사진 4개도 공개하고 “찬드라얀 3호는 상대적으로 평평한 지역을 선택해 착륙했다”고 밝혔다.
찬드라얀 3호가 착륙한 곳은 달 남극에서 가까운 남위 69도 지역이다.
달 남극은 우주강국들이 미래 달 기지 건설 후보지로 꼽는 곳이다. 달 남극의 영구음영지역엔 우주비행사들의 식수나 호흡용 산소, 로켓 연료로 쓸 수 있는 물 얼음이 풍부하게 있을 것으로 추정되기 때문이다. 움푹 패인 충돌구가 밀집해 있는 달 남극엔 햇빛이 비치지 않는 영구음영지역이 많다. 이곳에 증발되지 않은 다량의 물이 얼음 형태로 남아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찬드라얀 3호가 달 표면을 향해 하강하는 과정에 찍은 달 표면 사진들. 인도우주연구기구 제공
앞으로 14일간 사상 처음으로 달 남극 지역을 탐사하게 될 탐사차 프라그얀. 인도우주연구기구 제공
■ 착륙 4시간 후 탐사 시작…500미터 이동
찬드라얀 3호는 무게 1.75톤의 착륙선 비크람과 무게 26kg의 탐사차 프라그얀으로 구성돼 있다.
인도우주연구기구의 계획에 따르면 6륜 탐사차 프라그얀은 착륙 4시간 후부터 탐사 활동을 시작한다. 활동 기간은 달의 낮 기간에 해당하는 14일이다. 찬드라얀 3호의 착륙일을 23일로 설정한 것도 달의 낮이 이날부터 시작되기 때문이다.
프라그얀은 태양전지를 동력으로 약 500m를 이동하면서 물 얼음과 헬륨3 등의 자원을 탐사한다. 이를 위해 착륙선과 탐사차에는 지진계측기, 레이저 반사판 등 6가지의 과학장비가 탑재돼 있다.
■ 네 나라가 보유한 최초의 기록들
인도는 찬드라얀 3호의 성공으로 러시아, 미국, 중국에 이어 네번째로 달 착륙국가 대열에 합류했다. 그러나 ‘최초의 달 남극 착륙’ 기록을 가져감으로써 선발 착륙국들과 함께 ‘최초’ 기록을 하나씩 나눠 갖게 됐다. 현재 러시아는 최초의 무인 달 착륙(1966, 루나 9호), 미국은 최초의 유인 달 착륙(1969, 아폴로 11호), 중국은 최초의 달 뒷면 착륙(2019, 창어 4호) 기록을 갖고 있다. 이는 네 나라가 우주기술에서 각기 고유의 경쟁력을 갖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찬드라얀 3호는 인도의 세번째 달 탐사선이다. 달 궤도선인 찬드라얀 1호는 2008년 처음으로 달 궤도에서 물 얼음의 존재를 확인하는 성과를 거뒀다. 이번에 찬드라얀 3호가 물 얼음을 확인하게 되면 찬드라얀 우주선은 달 궤도와 표면에서 각각 처음으로 물 얼음을 확인한 탐사선이라는 기록을 갖게 된다. 2019년에 발사한 찬드라얀 2호는 달 착륙엔 실패했으나 함께 간 궤도선은 지금도 달 궤도를 돌고 있다.
곽노필 선임기자
nopil@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