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자선단체 크리스천에이드는 올해 기후변화로 인한 홍수
올해 기후변화로 인한 10대 자연재해로 1000명 가까이 사망하고 950억달러(약 107조원)의 재산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
세계 37개국에서 활동중인 영국의 자선단체 크리스천에이드는 27일 ‘비용 추산-기후변화의 한 해’ 보고서에서 가뭄과 홍수, 화재, 폭염과 태풍 등 올해 가장 심각한 자연재해 10건에서만 최소한 948명 이상의 인명피해가 발생하고 재산손실액만 최대 947.3억달러에 이른다고 분석했다. 보고서는 “인류가 초래한 기후변화로 기상이변의 빈도가 높아지거나 위력을 더 강해져 허리케인 플로렌스나 유럽·일본의 여름 폭염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크리스천에이드는 “보고서는 기후변화로 인한 기상 재난이 발생시킨 경제적 손실에 초점을 맞췄지만 많은 개발도상국에서는 취약계측에서의 인적 피해가 재산 손실보다 훨씬 높게 나타났다. 특히 영향이 서서히 나타나는 가뭄과 해수면 상승이나 해수 유입 등은 수백만명에게 점진적으로 심각한 피해를 준다”고 지적했다.
가장 큰 경제적 피해가 발생한 재난은 미국과 중앙아메리카 일부와 카리브해를 강타한 허리케인 플로렌스와 마이클로, 각각 170억달러와 150억달러의 피해가 났다. 이밖에도 아르헨티나에서는 가뭄으로 콩과 옥수수 수확이 대폭 줄어 60억달러의 손실이 발생했다. 인도 케랄라주에서는 80년 만의 대홍수로 500여명이 사망하고 100만명 이상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또 일본에서는 여름 홍수로 최소 230명이 사망하고, 70억달러의 피해가 발생했으며, 기록적인 더위와 25년 만에 찾아온 강력한 태풍 제비도 큰 피해를 낳았다. 필리핀과 중국을 강타한 태풍 망콧으로 133명이 목숨을 잃고, 가옥 1만여채가 파손됐다. 남아프리카의 케이프타운은 극심한 가뭄으로 몇 주 동안 ‘데이제로’를 선포하고 도시의 75%에 제한급수를 실시했다. 미국 캘리포이나에서는 11월에 발생한 대형산불 캠프파이어를 비롯한 극심한 산불로 최소 85명이 사망하고 큰 재산피해가 발생했다.
펜실베니아주립대의 마이클 만 대기과학과 교수는 “최근 몇 년간 우리가 목격한 이례적인 홍수와 가뭄, 혹서와 산불 및 강력한 폭풍을 등은 기후변화의 실체다. 극단적인 기상이변이 더 악화되는 것을 막는 유일한 방법은 탄소 배출량을 급격히 줄이는 것 뿐”이라고 지적했다. 올해는 산업화 이전 대비 평균 기온이 1도 정도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고, 역사상 네 번째로 더운 해로 기록됐다. 또 최근 4년의 평균기온이 역대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크리스천에이드의 캣 크레이머 박사는 “기후변화로 인한 결과가 너무나 심각해 오히려 이야기하기를 꺼리고 미래의 문제로만 치부하는 경향이 있다. 이번 보고서는 기후 변화가 현재 우리의 삶과 생활에 악영향을 끼치고 있음을 보여준다. 또한 기상 이변에 있어서 가장 큰 아이러니는 책임이 가장 적은 세계 빈곤층이 최전선에서 최악의 고통을 겪고 있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이근영 선임기자
kylee@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