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온난화로 파도가 갈수록 강해지는 것으로 분석됐다. 파도 에너지는 지난 70년 동안 해마다 0.4씩 증가해 왔으며, 특히 최근 20여년 동안에는 해마다 2.3%씩 파력이 세진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산타크루스 캘리포니아주립대(UCS) 해양과학연구소 연구팀은 지난 14일(현지시각)치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에 실은 논문에서 바다의 파도 에너지가 세계적으로 증가해오고 있으며 바다의 온난화와 파도 에너지 증가에 높은 상관관계가 있다고 밝혔다.
지구 온난화로 파도의 세기가 해마다 0.4%씩 증가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미국 산타크루스 캘리포니아주립대 제공
과학자들은 그동안 광범위하고 장기간의 기후 변동 추세와 예측을 통해 해수면 상승, 지구 평균온도 상승, 해빙 면적 감소 등 기후변화 양상을 도출해왔다. 해양기후 변화에 대한 분석에서는 남북 양반구 고위도 지방의 국지해양에서 풍속과 파고가 증가했음이 밝혀졌다. 특히 이런 경향은 겨울철 파도에서 보는 것처럼 평균값의 증가에서보다 극한 값의 증가에서 더 컸다. 하지만 변화의 전지구적 경향이나 국지적 파고의 변화와 전지구 온난화 사이의 상관관계 등에 대해서는 연구가 이뤄지지 않아왔다.
UCS 연구팀은 바다 파도에 내재돼 있는 에너지에 주목했다. 에너지는 바람에서 전달돼 파동(파랑)으로 바뀐다. 파랑의 세기 곧 ‘파력’은 해양 표층의 온난화와 연동돼 꾸준히 증가해오고 있다. 해수면 온도의 상승은 해양 상층 대기의 온난화를 일으키고 이는 전지구 바람 패턴에 영향을 끼쳐 결과적으로 파도를 강하게 만든다.
논문 주저자인 UCS 해양과학연구소의 보르자 G. 레구에로는 “파도에서 지구 온난화 영향의 전지구적 시그널(징조)을 확인한 것은 처음이다. 파력의 증가는 지구 전체로나 국지적으로 해양 표층의 온도 증가와 상관관계가 있었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위성 고도계 자료와 컴퓨터 모델로 도출한 데이터를 결합해 1948~2008년 및 1994~2017년의 파력의 변화를 분석했다. 연구 결과 파력은 1948년 이해 70년 동안 해마다 0.47%씩 증가해온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1994년 이후 20여년 동안은 증가율이 연간 2.3%에 이르렀다.
세계 해양의 파력 연평균 변화율.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 제공
가장 파도가 심한 남빙양이 증가폭이 가장 컸고, 다음은 인도양, 태평양, 대서양 순이었다. 연구팀은 해양 표층 온도(해수면 온도)와 파력의 증가 사이에 강한 상관관계가 있음을 밝혔다. 연구팀의 파력 데이터는 미국 국립기후데이터센터(NCDC)의 1948~2008년 해수면 온도 데이터(ERSST)와 피어슨 상관계수가 0.86에 이르렀다. 논문 공저자인 이니고 J. 로사다 스페인 칸타브리아대 환경수리학연구소 연구부장은 “연구 결과는 전지구 파력이 이산화탄소 농도나 해수면 상승, 대기표층 온도처럼 지구 온난화를 가늠할 수 있는 지표가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파력과 해수면 온도 변화 추이.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 제공
해양 온난화가 파도 에너지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를 과학적으로 이해하는 것은 사회기반기설(인프라)이나 연안 도시, 도서국가 등 연안 지역사회에 중요하다. 파도는 항구나 부두와 같은 사회기반시설을 건설할 장소나 방파제나 제방 등 연안 방재 시설을 설치할 곳을 결정할 때 고려하는 중요한 요소다. 파도가 연안 지형을 변형시키거나 범람을 일으키는 제1원인이기 때문이다. 파도 에너지가 증가함에 따라 그 파급 효과 또한 심각해진다. 해수면 상승은 더 많은 파도 에너지가 해안을 덮치도록 해 파급 효과를 증대시킬 것이라고 연구팀은 밝혔다. 논문 공저자인 칸타브리아대의 페르난도 J. 망데즈 교수는 “파력의 변화를 고려하지 않고 오직 해수면 상승만으로 미래 위험을 분석하는 것은 기후변화의 영향을 과소평가하고 나아가 불충분하고 적절하지 못한 대응을 이끌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근영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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