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전기생산 1위는 여전히 석탄화력발전이지만, 내년에 재생에너지 발전비용이 석탄화력발전보다 싸질 것으로 전망됐다.
국제에너지컨설팅회사인 우드 매킨지는 29일 발표한 ‘미래를 위한 전쟁 2020 : 아시아·태평양의 전력 및 재생에너지 경쟁력’ 보고서에서 “아시아·태평양지역의 재생에너지 비용은 2030년까지 석탄화력발전보다 23% 저렴해질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았다.
보고서는 특히 한국의 재생에너지 균등화발전비용(LCOE)은 현재 석탄화력발전보다 25% 비싸지만 내년에는 역전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른바 ‘그리드 패리티’(grid parity, 전통에너지 발전과 재생에너지 발전의 균등화발전비용이 같아지는 시점)에 도달한다는 얘기다. 또 2030년까지는 한국의 재생에너지 비용은 화석연료 발전 비용보다 30% 정도 싸질 것으로 보고서는 전망했다.
균등화발전비용은 건설비, 연료비, 운영비 등 발생한 비용을 생산한 전력으로 나눠 구하는 발전단가와 달리 환경비용 등 사회적 비용을 포함해 계산한다. 발전시설의 건설에서 폐기까지 모든 비용을 반영하기 때문에 전력을 생산하는 에너지원 간 공평하게 비용을 비교할 수 있다.
리샵 쉬레스타 우드 매킨지 수석애널리스트는 “현재 아시아·태평양지역에서 인도와 오스트레일리아에서만 재생에너지 균등화발전비용이 신규 석탄화력발전보다 싸다. 하지만 이 지역에서 보조금 없는 재생에너지가 급성장해 2030년까지는 모든 국가에서 재생에너지가 화석연료 발전보다 싸질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신규 석탄화력발전은 1메가와트시당 63달러로 가장 싼 에너지이지만, 인도의 신규 재생에너지 비용은 1메가와트시당 39달러에 불과하다. 인도의 경우 낮은 건설비용과 저렴한 노동력, 양질의 재생에너지원 등에 힘입어 2030년에는 신규 석탄화력발전 비용에 비해 재생에너지가 56% 싸질 것으로 분석됐다.
반면 한국과 일본 등 동북아시아 국가들은 비싼 노동력과 높은 환경비용, 토지 제한, 질 낮은 에너지원 등 때문에 재생에너지 비용이 상대적으로 비싸다. 보고서는 일본의 재생에너지 비용이 가장 비싸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비용이 석탄화력발전보다 1%만 싸질 것으로 추산했다. 이에 비해 우리나라와 대만은 30%, 중국은 40% 싸질 것으로 전망됐다.
우드 매킨지 보고서는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는 낮은 탄소가격(탄소 배출권 비용 등)이 영향을 끼친다. 지금은 탄소가격이 석탄과 가스 균등화발전비용을 4% 끌어올리고 있지만 2030년에는 두 배인 8%까지 인상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1톤당 30달러의 탄소가격이 매겨지면 신규 대규모 태양광 발전과 해상 풍력발전 비용은 각각 2023년과 2030년까지 석탄화력발전 비용보다 낮아질 것으로 분석됐는데, 이는 애초 예상되던 일정보다 5년 앞당겨지는 것이다.
하지만 국내 전력 생산에서 석탄화력발전이 차지하는 비중은 여전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전력공사의 ‘9월 전력통계속보’를 보면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생산된 전력은 41만2397기가와트시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5% 줄었다. 코로나19 여파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 가운데 석탄화력발전이 생산한 전력량은 15만1959기가와트시로로 지난해 같은 기간 16만9738기가와트시에 비해 10.5% 줄었다. 하지만 석탄화력발전이 전체 전력생산량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6.8%로, 여느 발전원보다 높았다.
신재생에너지의 전력생산량은 2만8123기가와트시로, 지난해 2만8847기가와트시보다 2.5% 줄었으며,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와 같은 6.8%였다.
원자력발전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1% 증가한 11만7607기가와트시(전체 전력량의 28.5%)를 생산했으며, 액화천연가스(LNG) 발전은 0.2% 증가한 10만5049기가와트시(25.5%)를 생산했다.
이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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