셔츠나 블라우스 등 옷에 쓰인 합성섬유에서 나온 미세플라스틱들이 북극해까지 오염시키는 것으로 조사됐다.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옷 등에서 나온 합성섬유 미세플라스틱이 북극해까지 오염시킨 것으로 조사됐다.
캐나다 해양보존협회 연구팀은 13일(한국시간) “북극 해수면 아래 쌓인 미세플라스틱 대부분은 합성섬유인 것으로 분석됐다. 또 열 개 가운데 일곱 개는 폴리에스터와 유사섬유들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 이날치 논문에서 밝혔다.(DOI : 10.1038/s41467-020-20347-1)
미세플라스틱은 1㎛(마이크로미터·100만분의 1m)에서 5㎜에 이르는 작은 플라스틱 조각을 가리킨다. 미세플라스틱은 화학회사들이 플라스틱 원재료로 만든 5㎜ 크기의 알갱이(팰릿)도 있지만, 대부분 제품화한 플라스틱이 풍화하면서 생겨난 것들이다.
미세플라스틱은 바다와
대기를 통해 이동해 사람들이 살지 않는 먼 극지방에서도 흔히 발견되고 있다. 하지만 북극 미세플라스틱들이 어디서 어떻게 왔는지, 오염 정도는 얼마나 되는지는 알려진 것이 많지 않다.
캐나다 연구팀은 2016년 일 년 동안 4차례에 걸쳐 해양지질조사선을 타고 유럽과 북미 북극 71개 조사지점에서 해수면 아래 3~8m의 바닷물에 들어 있는 미세플라스틱의 분포를 조사했다. 연구팀은 또 알래스카 동북쪽 북극해의 일부인 보퍼트해 6개 지점에서는 해수면 아래 1015m 깊이까지 층위별로 미세플라스틱 분포를 조사했다.
분석 결과 북극 바닷물에는 평균 1㎥당 40개의 미세플라스틱이 검출됐다. 이 가운데 합성섬유가 92.3%를 차지했으며 그중에서도 폴리에스테르가 가장 큰 비중(73.3%)을 차지했다.
줄여서 ‘폴리’라고도 부르는 폴리에스터는 원재료가 플라스틱 생수병과 같은 페트(폴리에틸렌 테레프탈레이트)이다. 내구성은 나일론만큼 뛰어나면서 신축성이 훨씬 좋아 셔츠나 블라우스 등을 만드는 섬유로 널리 쓰인다.
연구팀은 이번 조사를 통해 서쪽 북극해보다 동쪽 북극해에 미세플라스틱이 3배 가까이 많다는 사실도 알아냈다. 이는 대서양을 통해 동북극해로 폴리에스터가 흘러들기 때문으로 연구팀은 추정했다.
피터 로스 해양보존협회 부회장 겸 브리티시콜롬비아대 지구해양대기과학부 연구교수는 “폴리에스터섬유 점유율이 높다는 것은 섬유 자체뿐만 아니라 세탁과 폐수방류 등이 바다를 미세플라스틱으로 오염시키는 주범이라는 것을 다시 한 번 확인해준다”고 말했다.
해양보존협회는 지난 2019년 옷 한 벌을 세탁할 때 수백만개의 섬유 미세플라스틱이 나온다는 연구 결과를 내놓았다. 또 2차 폐수 처리장 한 곳에서만 연간 210억개의 미세플라스틱이 배출된다는 것을 확인했다. 캐나다와 미국 가정에서 나오는 미세플라스틱만 연간 3500조개, 878톤에 이른다.
이근영 기자
kylee@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