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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과학 과학

기온상승 1.5도 초과하면 세계인구 절반 생존한계

등록 2021-03-09 14:35수정 2021-12-30 15:06

[이근영의 기상천외한 기후이야기]
2050년께 적도주변국 세계인구 50% 차지
열대지방에선 온도와 습도 모두 고려해야
습구온도 35도 넘으면 치명적일 수 있어
지구 평균온도가 1.5도 상승하면 적도 주변 열대지방에서 습구온도가 인간 생존 한계온도인 35도를 넘을 것으로 경고됐다. 픽사베이 제공
지구 평균온도가 1.5도 상승하면 적도 주변 열대지방에서 습구온도가 인간 생존 한계온도인 35도를 넘을 것으로 경고됐다. 픽사베이 제공

지구 평균온도가 산업화 이전 대비 1.5도 상승하면 세계 인구 절반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되는 적도 지역에서 인간 생존 한계온도가 초과할 것으로 예측됐다.

미국 프린스턴대 연구팀은 9일(현지시각) 과학저널 <네이처 지구과학> 논문에서 “남북위 20도 범위의 열대지방에서 평균기온과 습구온도가 비례한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이는 평균기온이 1.5도를 초과하면 습구온도도 인간 생존 한계온도인 35도를 넘어선다는 얘기로, 적도지역 주민들이 생명을 위협받게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밝혔다. 현재 적도지역 국가의 인구는 전 세계의 40%를 차지하고 있다. 이들 지역은 젊은층 비중이 높아 2050년에는 세계 인구 절반으로 증가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DOI : 10.1038/s41561-021-00695-3)

습구온도계는 젖은 천으로 알코올 구를 감싼 온도계로, 땀 발산을 통해 피부 온도를 낮추는 인간의 체온조절 기능을 모사한 것이다. 인간이 생리적으로 견딜 수 있는 한계치는 습구온도 섭씨 35도로 알려져 있다. 습구온도가 이 지점에 이르면 땀으로 체온을 식힐 수가 없다.

인간의 체온 조절 능력은 주변 공기의 온도와 습도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건강한 사람의 심부 온도는 37도 안팎으로 유지된다. 이에 비해 피부 온도는 몸속에서 배출되는 열을 식혀야 하기에 좀더 낮은 온도를 유지한다. 하지만 습구온도로 35도가 넘으면 피부 온도가 너무 올라가 신체가 자체 냉각 기능을 잃게 되고 궁극적으로 목숨을 잃을 수 있다.

아프리카 베냉의 코코누항 주변 마을. 열대지방에서는 온도뿐만 아니라 습도를 고려한 습구온도 상승이 중요하다.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아프리카 베냉의 코코누항 주변 마을. 열대지방에서는 온도뿐만 아니라 습도를 고려한 습구온도 상승이 중요하다.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연구팀은 과거 40년 동안의 관측 데이터를 조사하고 컴퓨터 프로그램(모델)으로 시뮬레이션한 결과 적도 주변 열대지방의 습구온도와 평균기온이 비례해 상승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연구팀은 남북위 20도 범위에 속하는 국가들인 멕시코, 리비아, 인도, 브라질, 마다가스카르, 오스트레일리아 북부 등지를 연구 대상으로 삼았다. 이들 지역의 40년 데이터를 분석해보니 3시간 평균 습구온도의 최대값이 33도 미만으로 나왔다. 또 1979년부터 2018년까지 평균기온은 10년당 0.08∼0.10도 상승한 것과 비슷하게 습구온도도 10년당 0.05∼0.10도 상승했다. 연구팀이 컴퓨터 모델로 시뮬레이션한 결과에서는 세계가 1.5도 온난화하면 적도 지역의 습구온도는 1.33∼1.49도 상승할 것으로 예측됐다. 따라서 지구 평균온도를 산업화 이전 대비 1.5도 상승으로 막지 못하면 적도지역에서 습구온도는 인간 생존 한계온도인 35도를 초과할 수 있게 된다고 연구팀은 경고했다.

연구 논문 제1저자인 이이 쟁 프린스턴대 연구원은 “파리기후변화협정의 1.5도 목표를 달성하면 열대지방 어느 지역에서도 인간 생존 한계온도를 넘어서는 폭염을 겪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구 평균온도는 이미 산업화 이전 대비 1.1도가 높아졌으며, 과학자들은 파리협정에도 불구하고 10년 안에 1.5도 목표치를 초과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연구팀은 다만 이 한계온도보다 낮은 상태에서도 건강에 영향을 끼치는지는 후속연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근영 기자 ky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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