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아마존 숲은 이산화탄소 흡수원에서 배출원으로 바뀌었다.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브라질 아마존 숲이 과거 10년 동안 내뿜은 이산화탄소 양이 흡수한 양보다 20% 더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아마존은 더이상 지구 허파로서 기능을 하지 못하고 인간이 만든 이산화탄소를 처리하는 흡수원으로서의 기능도 상실한 것이다.
프랑스 국립농업연구소(INRA) 등 국제공동연구팀은 2일 “2010~2019년 동안 브라질 아마존 숲은 166억톤의 이산화탄소를 내뿜은 반면 139억톤밖에 흡수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연구팀 논문은 과학저널 <네이처 기후변화> 최신호에 실렸다.(DOI :
10.1038/s41558-021-01026-5)
연구팀은 미국 오클라호마대에서 개발한 위성영상 분석방법을 통해 숲이 성장할 때 흡수·저장하는 이산화탄소 양과 산불이 나거나 파괴될 때 배출되는 이산화탄소 양을 비교했다. 논문 공저자인 국립농업연구소의 장 피에르 위그네롱은 “애초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흡수량의 절반 정도는 된다고 생각했지만 오히려 아마존이 이산화탄소 배출원으로 변했다는 것을 처음 확인했다. 언제 더이상 되돌릴수 없는 지경에 이를지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또 2019년 산불이나 개간으로 인한 산림파괴 면적(390만㏊)이 이전 2년(100만㏊)에 비해 4배 가까이 증가했다는 사실도 확인했다. 브라질은 2019년 ‘브라질의 트럼프’라 불리는 자이르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취임한 이후 환경보호정책에서 급격한 후퇴를 보이고 있다.
2019년 세계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400억톤에 이른다. 과거 50년 넘게 나무 등 육상생태계와 토양은 이들 배출량의 30% 가까이를 흡수해왔다. 해양 또한 20% 이상 흡수한다. 하지만 이 기간 배출량은 50%까지 증가했다.
아마존 숲은 세계 열대우림의 절반 정도를 차지하고 있으며, 다른 어떤 식생보다도 탄소를 흡수하고 저장하는 데 효과적인 것으로 평가된다. 과학자들은 이 지역이 이산화탄소 무덤이 아니라 굴뚝으로 바뀌면 기후위기를 극복하는 길이 더욱 험해질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연구팀은 또 이번 연구에서 숲의 황폐화(73%)가 지구온난화 이산화탄소의 주요한 배출원으로서, 산림파괴(27%)를 뛰어넘었다는 것을 발견했다. 10년 넘는 기간에 숲을 완전히 파괴하는 것보다 선택적으로 벌채를 한다든지, 숲과 숲 사이를 떼어놓는다든지, 나무가 손상하지 않을 정도의 산불이 난다는지 하는 경우가 3배나 더 많은 이산화탄소를 배출한다는 것이다.
위그네롱은 “아마존 밀림의 60%를 차지하고 있는 브라질 숲만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로, 나머지 지역까지 고려하면 아마존 숲은 아마도 탄소중립을 이룰 것이다. 하지만 다른 나라의 아마존 숲에서도 산림파괴가 증가하고 있고, 가뭄은 더 심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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