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온난화가 1.5도 상승에 도달하는 시기가 애초 예상보다 10년 앞당겨질 것으로 예측됐다. 픽사베이 제공
산업화 이전 대비 전 지구 평균기온이 1.5도 상승하는 시점이 애초 예상했던 것보다 10년 더 앞당겨질 것으로 분석됐다.
기상청 산하 국립기상과학원은 27일 ‘동아시아 지역 미래 극한기후 변화 분석 결과’를 발표해 “세계 기후모델들이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협의체(IPCC)의 새로운 온실가스 경로(SSP)를 적용해 예측한 결과들을 분석해보니, 1.5도 상승이 일어나는 시기가 2028∼2034년으로 예상됐다”고 밝혔다. 이는 2018년 인천 송도에서 발표된 아이피시시의 ‘지구온난화 1.5도 특별보고서’에서 예상한 2030∼2052년에 비해 10년 가량 앞당겨진 전망이다.
2.0도 기온 상승 시기는 2041∼2053년, 현재와 유사한 추세로 고탄소 배출이 지속될 경우 3.0도 상승 시기는 2063∼2070년 사이로 추정됐다.
변영화 기상과학원 기상연구관은 “이런 결과는 온난화에 대한 적응·완화 정책의 전면적 이행이 매우 시급하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기상과학원의 이번 분석에서는 특히 지구 평균기온이 1.5도에서 2.0도로 상승하면 동아시아 육지 지역에서 고온과 호우 등 극한 현상이 적게는 55%, 많게는 75%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측됐다. 기온이 더 올라 3.0도 수준의 온난화를 겪으면 동아시아 극한 현상은 1.5도 상승에 비해 2배 정도 많아질 것으로 예상됐다.
몬순 지역인 동아시아에서 극한 기상현상 가운데서도 극한 강수의 변화가 가장 클 것으로 분석됐다. 극한강수량(5일 최대강수량)은 현재(1995∼2014년) 대비 1.5도 상승 때 5.3㎜, 2.0도 상승 때 9.1㎜, 3.0도 상승 때 15.8㎜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1.5도 대비 2.0도 때는 70% 증가하지만 3.0도 때는 200% 이상 증가한다는 얘기다.
극한 고온(일 최고기온의 연 최댓값)은 현재 대비 1.5도, 2.0도, 3.0도 상승 때 각각 1.1도, 1.7도, 3.0도 상승할 것으로 예측됐다. 또 온난일(일 최고기온이 기준기간의 상위 10%를 넘는 날의 연중 일수)은 1.5도, 2.0도, 3.0도 상승 때 각각 14일, 24일, 43일 증가할 것으로 분석됐다.
기상과학원 연구팀은 “아이피시시의 새로운 온실가스 경로인 공통사회경제경로(SSP) 가운데 4개의 표준 경로에 대해 산출된 22개 기후모델의 결과를 활용해 분석했다”고 밝혔다. 공통사회경제경로는 기후변화 적응과 온실가스 감축 여부에 따른 인구, 경제, 토지이용 및 에너지 사용 등 미래 사회경제 발전 상황을 반영해 구성됐다. 아이피시시는 현재 진행중인 제6차 보고서 작성에 공통사회경제경로를 적용하고 있다. 아이피시시는 내년 11월께 종합보고서를 낼 예정이다. 변영화 기상연구관은 “올해 7월말∼8월초에 승인될 ‘워킹그룹1’(과학적 근거) 보고서에도 1.5도 상승 시기의 조기 도달 경향 등에 대한 유사한 분석이 담길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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