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의 기후위기 인식은 세계 평균을 크게 웃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픽사베이 제공
한국인의 기후위기 인식이 세계 평균을 훨씬 웃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인들 사이에는 기후위기를 막기에 이미 늦었다는 비관론보다 낙관론이 우세하며, 1년 전보다 낙관적인 인식이 더 커진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갤럽은 14일 국제시장조사및여론조사네트워크 ‘윈’(WIN)과 함께 세계 34개국과 한국을 대상으로 기후변화에 대한 인식을 조사한 결과 “34개국 성인 85%와 한국인 94%가 지구온난화를 인류에 심각한 위협이라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윈은 지난해 10∼12월 34개국 성인 2만9252명을 대상으로 조사를 했으며, 한국갤럽은 같은해 11월5∼29일 전국 성인 1500명을 설문조사했다.
두 기관은 2019년에도 같은 조사를 했다. 당시에도 한국인의 기후위기 심각성에 대한 인식은 95%로, 39개국 평균 84%를 훨씬 넘어섰다. 한국인의 기후위기 인식은 베트남(97%)에 이어 두번째로 높았다. 2019년 조사에서도 한국은 타이(96%)에 이어 두번째였다.
하지만 ‘기후변화를 막기에는 이미 너무 늦었다’는 비관적 인식에서는 한국인이 세계 평균을 웃돌았다. 한국인 응답자 54%가 비관적 인식을 가진 반면 세계인은 40%만이 같은 생각을 나타냈다. 늦지 않았다는 낙관론은 한국이 45%에 그친 데 비해 세계인은 54%나 됐다. 한국인 사이에서는 비관론이 더 큰 반면, 세계 평균은 낙관론이 우세했다.
2019년 조사와 견줘서는 한국인이나 세계인이나 똑같이 낙관론이 훨씬 더 커졌다. 한국의 경우 2019년에는 낙관론이 33%에 불과했으나 2020년에는 45%로 12%포인트 상승했다. 세계인도 51%에서 54%로 낙관적 인식이 높아지고, 비관론은 46%에서 40%로 크게 줄었다.
한국 20대 기후인식, 노년층 비해 덜 비관적
34개국 조사에서 대다수(86%)가 개인행동이 환경을 개선할 수 있다고 믿지만 동시에 지속가능한 삶을 위해 필요한 행동 변화가 충분하지 않다(66%)고 느끼는 반면 지속가능성과 환경 개선을 위한 실질적인 노력 주체는 개인보다는 기업과 정부라고 보는 인식(67%)이 훨씬 우세했다.
노력 주체를 기업·정부로 보는 관점은 한국인들에서 훨씬 강하게 나타났다. 한국인들은 86%가 기업과 정부가 실질적인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답변해 일본(57%), 중국(58%), 미국(58%)에 비해 훨씬 높았다.
세계 평균은 젊은층의 기후위기 극복에 대한 비관론이 우세한 반면 한국에서는 노년층에 비해 20대의 비관적 인식이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픽사베이 제공
지구온난화 위협성에 대해 남성보다 여성이 다소 심각하게 생각하는 경향은 세계 평균(남성 83%, 여성 87%)과 한국(남성 92%, 여성 95%)이 똑같았다. 하지만 34개국의 18∼24살 젊은 세대의 기후위기 극복에 대한 비관론(42%)이 65살 이상(38%)보다 우세한 데 비해 한국의 19∼29살(50%)은 60대 이상(53%)보다 덜 비관적 인식을 보여 비교됐다.
이근영 기자
kylee@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