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병암 산림청장이 15일 정부대전청사 기자실에서 목재수확 제도 개선 방안을 발표하고 있다. 산림청 제공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이루기 위한 자연 흡수원을 늘리기 위해 새 나무 30억 그루를 심겠다던 산림청이 나무를 골라서 베지 않고 지정한 면적 내 나무를 일괄 베어버리는 ‘모두베기’ 관행도 중단하겠다고 발표했다. 매년 해오던 모두베기 벌채 면적을 기존 50㏊에서 30㏊로 줄이기로 했다.
환경부와 환경단체 등과 함께 구성한 민관협의체에서 논의해오던 ‘벌채 후 새 나무 30억 그루 심기’ 논란은 이달 중 발표할 예정이다. 최병암 산림청장은 15일 오전 브리핑을 열어 “대면적 모두베기를 차단하는 동시에 지속가능한 산림경영·목재생산·이용 등을 위해 벌채 제도 개선 방안을 마련했다”고 했다.
구체적인 내용을 살펴보면, 모두베기 벌채 가능 면적이 현재 50㏊에서 30㏊로 축소된다. 벌채 가능 면적도 축소하고, 재해·생태·경관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벌채지 내 급경사지·계곡부·산 정상부 등의 나무는 남겨두도록 한다. 공익적 가치를 최우선으로 보호지역(167만ha)은 모두베기 방식의 벌채를 철저히 금지하고, 국유림에 대해서는 솎아베기(간벌) 등의 방식을 우선 적용한다. 이미 벌채를 한 지역과 인접한 지역은 최소 4년간 벌채를 제한하고, 20㏊ 초과 벌채 허가는 시군별 민관 합동심의회 검토를 거쳐야 한다.
이번 결정은 산림청과 임업인, 환경단체의 협의 결과는 아니다. 환경운동연합 쪽이 모두베기 벌채면적을 10㏊로 줄일 것, 인접 지역 벌채는 최소 5년간 제한할 것 등을 제안했으나 산림청에서는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산림청은 “개선된 벌채 제도에 따라 법령 적용은 엄격하게 하고, 규제 강화로 불이익을 받는 산주와 임업인에 대해서는 보조금 등 충분한 인센티브를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정명희 환경운동연합 국장은 “모두베기 가능 면적이 축소된 것뿐”이라며 “아직 갈 길이 멀다”고 말했다.
최우리 기자
ecowoori@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