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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환경

초공해 화력발전 조기 폐쇄하면 1200만명 살린다

등록 2021-11-30 11:10수정 2021-12-27 13:57

100MW 이하 소규모 발전 관련 사망 더 많아
인도·중동·아프리카 등에 초공해 발전소 집중
픽사베이.
픽사베이.

대기오염물질을 과다하게 배출하는 ‘초공해 화력발전’을 설계수명대로 가동하지 않고 조기 퇴출하면 2050년까지 세계적으로 1200만명의 생명을 구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중국 칭화대 연구팀은 29일(현지시각) “지구온난화 1.5도를 피하기 위한 기후-에너지 완화 정책이 실현된다면, 초공해 화력발전의 조기 폐쇄는 2010∼2050년에 세계적으로 최대 1200만명의 사망을 막을 수 있다”는 내용의 논문을 과학저널 <네이처 기후변화> 이날치에 실었다.(DOI : 10.1038/s41558-021-01216-1)

연구팀은 세계 화력발전 오염배출 데이터베이스(GPED)를 이용해 2010∼2018년 지역과 연료 종류, 용량별로 화력발전 가동에 따른 건강 영향을 평가했다. 화력발전을 설계수명대로 운용하는 것(수명 40년), 초공해 화력발전의 폐쇄를 우선하는 것(수명 33년으로 제한), 초공해 화력발전의 폐쇄를 대폭 조기 퇴출하는 것(수명 26년으로 조기 폐쇄) 등 세가지 경우의 전략을 평가했다. 또 오염물질 통제에서도 오염 제거 효율을 2018년 수준으로 유지하는 경우(참조), 오염 제거 효율이 2018년 평균 미만인 모든 장치가 평균 제어 수준으로 향상되는 경우(약함), 모든 화력발전에 활용 가능한 제어 기술이 배치되는 경우(강력함) 등 세가지로 나눴다.

화력발전 연료 종류별 배출 가스와 사망자. ‘네이처 기후변화’ 제공 ※ 이미지를 누르면 크게 볼 수 있습니다.

석탄화력발전 대기오염 사망의 80% 차지

선행연구에서 2010년 초미세먼지 관련 조기사망은 730만명으로 추정됐다. 이들 가운데 12%인 86만1300만명이 화석연료 및 바이오매스 화력발전에서 배출된 오염물질에 의한 것으로 연구팀은 분석했다.

하지만 연료 종류와 전력생산 과정에 배출되는 오염 정도에 따라 편차가 컸다. 예를 들어, 석탄화력발전은 2010년 기준 세계 발전용량(3570GW)의 46%(1658GW)를 차지하지만 발전 과정에 발생한 대기오염에 의한 사망은 전체의 80%(68만9100명)에 이른다. 특히 소규모 화력발전(100MW 이하)은 전체 용량의 9%를 차지하며 초미세먼지 관련 사망의 16%를 발생시키는 데 비해 대규모 화력발전(600MW 이상)은 전체 용량의 33%를 차지하면서도 사망의 13%만을 발생시켰다.

소규모 화력발전은 주로 인도와 중동, 아프리카 등 저소득 국가나 개발도상국에 집중돼 있다. 특히 초공해 화력발전 관련 사망의 90%는 저소득 국가 및 개발도상국에서 발생했다.

2.0도 목표 기후 시나리오(RCP2.6)와 1.5도 목표 시나리오(RCP1.9)에서 화력발전을 설계수명대로 가동했을 때와 조기 퇴출했을 때 이산화탄소 배출 감축과 사망자 감소 예측. ‘네이처 기후변화’ 제공 ※ 이미지를 누르면 크게 볼 수 있습니다.

“화력발전 퇴출, 저소득·개발도상국에 도움될 것”

바이오매스 및 화석연료 화력발전의 전력 수요는 2018~2030년 동안 증가하며, 이후에는 2.0도 목표 시나리오(RCP2.6) 또는 1.5도 목표 시나리오(RCP1.9)에서만 감소하는 것으로 연구팀은 분석했다. 또 꾸준히 증가하는 인구와 고령화를 고려할 때 연간 대기오염 사망자도 많은 시나리오에서 2030년까지 증가한다.

연구팀은 화력발전을 설계수명대로 폐쇄하고 대기오염 통제를 약하게 하면 연간 초미세먼지 관련 사망이 2030년에 RCP1.9와 RCP2.6에서 각각 93만명과 119만명에 이를 것으로 추정했다. 대기오염 통제를 2018년 수준으로 유지(참조)하면 건강 부담은 더욱 악화해 RCP1.9에서는 사망이 109만명에 이르고, RCP6.0에서는 128만명에 이른다.

2050년에는 편차가 더 커져, 화력발전을 설계수명대로 폐쇄하고 대기오염 통제를 약하게 할 경우 RCP6.0에서 사망자는 2010년에 비해 세배(연간 218만명)에 이를 것으로 연구팀은 분석했다. 지역별 불균형도 크다. 인도의 경우 설계수명대로 화력발전을 퇴출하고 대기오염 통제를 약하게 할 경우 화력발전 유래 초미세먼지 기인 사망이 2010년에 비해 2050년 네 배까지 늘어난다.

연구팀은 “하지만 전략적 화력발전 퇴출은 저소득 국가와 개발도상국에 특히 도움이 될 것이다. 왜냐하면 이들 국가의 화력발전은 가동한 지 얼마 되지 않았고 소규모인데다 효율이 낮고 단위당 대기오염물질 배출이 크기 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 중국와 인도에서 화력발전 조기 퇴출과 발전기 교체는 RCP1.9에서 사망을 각각 7만7200명과 13만6100명을 줄일 것으로 분석했다.

기후위기를 극복하려는 야심찬 RCP2.6과 RCP1.9 시나리오에서도 화력발전 퇴출 전략에 따라 조기사망이 달라진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RCP2.6 시나리오에서 강한 대기오염물질 배출 규제와 설계수명에 따른 화력발전 퇴출은 RCP6.0에 비해 이산화탄소를 149Gt 감소시키고 대기오염 사망을 400만명 줄인다. 하지만 화력발전을 조기 퇴출하면 이산화탄소 감축은 204Gt으로 늘어나고 사망도 900만명 줄어든다.

특히 RCP1.9에서는 설계수명에 따른 화력발전 퇴출 때는 이산화탄소가 235Gt, 사망이 600만명 줄어들고, 조기 퇴출할 경우 그 수치는 각각 278Gt, 1200만명으로 증가한다. 인도에서 RCP1.9에서 화력발전을 조기 퇴출하면 사망의 45%가 줄어들 것이라고 연구팀은 추정했다.

이근영 기자 ky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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