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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환경

지난해 10개국서 사상 최고기온…북극 낙뢰는 ‘갑절’ 늘어 7278번

등록 2022-01-09 11:07수정 2022-01-09 11:23

[이근영의 기상천외한 기후이야기]
세계 400여개 관측소에서 기록 경신돼
미 데스밸리 54.4도 가장 높은 관측값
온도 1도 오르면 낙뢰 횟수 12% 증가
지난해 북극 지역 낙뢰가 과거 9년 평균보다 두배로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픽사베이
지난해 북극 지역 낙뢰가 과거 9년 평균보다 두배로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픽사베이

2021년은 역대 최고로 더운 해는 아니지만 사상 최고기온이 기록된 국가가 10개국에 이르고 북극 낙뢰 횟수가 두배로 늘어나는 등 기후변화에 따른 이상기후 현상은 여느해 못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는 가장 뜨거운 해 역대 5위 또는 6위를 기록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유럽중기예보센터(ECMWF) 산하 코페르니쿠스기후변화서비스(CCCS)는 조만간 발표할 세계 연평균기온 추이 보고서에서 지난해 순위를 5위로 발표할 것이라는 전망들이 나오고 있다. 미국 국립해양대기청(NOAA)도 이달 중순께 역대 순위를 발표할 예정으로, 지난해 11월까지 추이에 비춰 2021년 순위는 5위 또는 6위가 될 확률이 높다.

하지만 세계 평균기온과 달리 지역에서는 역대급 기록들이 잇따랐다. 2021년에 사상 최고의 연평균기온이 기록된 국가는 10개국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 가장 높은 월평균기온이 기록된 곳도 107개 국가에 이른다. 세계 관측소 가운데 400곳 이상에서 역사상 가장 높은 기온이 관측됐다.

1992년부터 세계 극한 기상 기록을 분석해오고 있는 독립 기상학자 맥시밀라노 헤레라는 9일 “2021년은 역사상 가장 더운 해는 아니지만 오만 등 10개국에서 역사상 가장 높은 연평균기온이 기록되는 등 세계 곳곳에서 이상기후 현상이 잇따랐다”고 <가디언>에 말했다. 역대 연평균 최고 기온이 기록된 국가는 오만을 비롯해 아랍에미리트, 캐나다, 미국, 모로코, 터키, 대만, 이탈리아, 튀지니, 도미니카 등이다.

이 가운데 가장 높은 기온은 미국 캘리포니아 데스밸리의 퍼니스 크릭에서 지난해 7월9일(현지시각) 기록된 54.4도(화씨 130도)이다. 지구에서 기상관측기로 관측된 가장 높은 기록으로 평가된다. 이곳에서는 2020년 화씨 129.9도(섭씨 54.38도)가 기록되기도 했다.

지난해에는 온도 외에도 여러 이상기후 현상이 지구 곳곳을 휩쓸었다. 우선 북극에서는 번개(낙뢰) 횟수가 갑절로 늘었다. 핀란드 유럽 환경기상센서 제조업체인 바이살라의 연례낙뢰보고서를 보면, 지난해 북극에서는 7278번의 낙뢰가 관측됐다. 이는 지난 2012~2020년 9년 평균보다 2배에 가깝다. 북극의 기온은 지구 평균의 3배에 이른다. 기온이 올라 바다얼음이 녹으면 대기의 수분이 많아져 불안정성이 커져 낙뢰가 발생하기 좋은 조건이 된다. 북극의 낙뢰 관찰은 기후변화를 감시하는 중요한 요소가 됐다.

미국 캘리포니아주립대 버클리캠퍼스 연구팀은 2014년 <사이언스>에 제출한 논문에서 온도가 1도 올라가면 낙뢰가 12% 증가한다고 밝힌 바 있다. 미국에서는 지난해 1억9400만회의 낙뢰가 관찰됐다. 2020년보다 2400만회가 많은 규모다. 미국에서 통상 산불의 15%는 낙뢰에 의한 것으로, 낙뢰로 인한 산불 피해 면적은 인위적 원인 때보다 넓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케냐에서는 2년 연속으로 우기에 비가 전혀 내리지 않았으며, 유럽에서는 기록적인 여름 폭염이 닥치고 지중해 전역에서 산불이 잇따라 발생했다. 기상학자인 스콧 던컨은 “산불 이전에 이상 조짐이 있었다. 3월의 이상난동에 이어 4월 초에는 한파의 급습으로 프랑스 농업이 큰 타격을 받았고 7월에는 북유럽에 홍수가 발생했다”고 말했다.

중국에서는 중부 허난성에 사흘 동안 1년치 강수량보다 많은 비가 내렸다. 미국에서는 2월에 텍사스를 휩쓴 한파로 200여명이 목숨을 잃고 수백만가구에 전기 공급이 끊겼다. 또 6~7월에는 미국 서부와 캐나다 서부 해안 지역에 극심한 폭염이 닥쳐 일부 지역의 평균기온은 평년보다 5도까지 높았다.

이근영 기자 ky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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