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호츠크 해의 산타르 제도 중 하나인 유즈니 섬의 범고래. TASS/연합뉴스
기후변화로 범고래들이 북쪽으로 더 이동하고 있다.
러시아 언론 <독립바렌츠옵저버>는 지난 13일 범고래떼들이 기존 경로보다 더 북쪽에서 발견된다고 전했다.
매년 11월께 범고래들은 번식을 하며 동부 대서양에서 북쪽으로 헤엄쳐 간다. 1~2월 남쪽으로 돌아오기 전까지 추운 곳에 머무는 것이다.
노르웨이 노틀란주 티스피오르가 범고래가 주로 머무는 지역이었다. 돌고래들이 청어를 사냥하기 위해 이곳에 오기 때문에 돌고래를 먹이로 하는 육식성 고래인 범고래가 이곳으로 온다.
그러나 이 언론은 “최근 들어 범고래가 북쪽으로 더 멀리 이동하기 때문에 범고래 떼를 발견하는 것은 더욱 희귀해졌다”며 “티스피오르에서 북쪽으로 200㎞ 더 이동한다”고 전했다.
범고래의 북쪽으로의 이동은 다른 언론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런던을 기반으로 한 잡지 <뉴사이언티스트>도 북극 북서부 지역에서 촬영된 음향 녹음 연구에서 비슷한 결론을 내렸다고 전했다.
미국 워싱턴 지역 잡지인 <스미스소니언 매거진>도 이 지역에서 지난 8년 동안 고래와 돌고래 활동 여부를 감시했는데 범고래가 포착됐다고 전했다.
이들 언론은 돌고래의 주식인 청어가 북쪽으로 가듯 포식자들도 북쪽으로 이동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먹이사슬 포식자의 이동은 물고기와 바다표범, 다른 고래류 모두에게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북극 생태계가 뒤흔들리는 어떤 변화가 뒤따를 수도 있다고 과학자들은 경고한다. 더욱이 북극의 얼음이 녹아내리고 있음을 고려할 때 돌고래나 물개 등 다른 해양 포유류들이 범고래떼로부터 몸을 피하지 못할 경우 생태계 피라미드가 붕괴될 수 있다.
최우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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